황석준 < 대우경제연 선임연구원 >

최근들어 우리나라 수출은 4월 5.3%, 5월 6.8%로 한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수출이 95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은 세계수요의 감소,
엔저 효과의 가시화, 수출단가의 하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세가지 요소를 짚어봄으로써 96년 수출의 진행방향을 예측할수
있다.

먼저 엔.달러 환율의 추세를 전년동기 대비 변동률 측면에서 살펴보면
95년 2.4분기 이후 달러화에 대한 엔화의 평가절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95년 2.4분기에는 엔화가 무려 23%나 달러에 대해 절하되었다.

엔화의 절하는 우리나라 수출증가에 2분기정도의 시차를 두고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 지속되고 있는 엔화의 약세는 계속 우리나라 수출을 감소
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절하속도는 올 2.4~3.4분기내에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엔.달러환율이 95년 3.4분기에 평균 100엔당 99.4달러였고 주요
예측기관의 올 엔.달러 환율에 대한 전망이 100엔당 107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어 변동률이 10%이하로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엔.달러 환율이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을 주는 시차를 감안하면
올 하반기 수출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번째는 수출단가 효과이다.

지난해 수출을 보면 단가 증가율이 5%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단가 증가율이 올 1.4분기에 -3.5%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단가하락은 수출제품의 공급과잉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은 세계수요가 회복되는 97년에 가서야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올해 세계수요는 연초 예상과는 달리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며 유럽 역시 성장률이 연초의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세계의 많은 전망기관들이 올해 세계경제성장을 올 초반에
예상했던 것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보면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은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물량기준의 수출증가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더라도 수출단가의
마이너스 증가율은 전체 수출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통관기준으로 올 하반기 수출은 8%내외로 증가하고 연간으로는
10%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기는 하반기에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