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은 급속히 국제자본시장의 일원이 돼가면서 외부
세계의 영향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이같은 국제화는 투자위험의 수위를 높인다.

따라서 위험에 노출된 투자자들은 "리스크 매니지멘트", 즉 투자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

주가지수선물거래는 바로 이같은 요구를 충족시켜줄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실명제등으로 시중자금이 제도금융권으로 흘러들어오면서 기관투자가의
자산운용규모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기관의 수익률게임을 격화시키면서 주가지수선물의 중요성을
입증해줄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가들은 위험회피(헷징), 자산할당 그리고 수익률극대화를 위해
주가지수선물을 이용하게 된다.

그 방법은 보통 헤지(Hedge)거래, 투기(Speculative)거래, 차익
(Arbitrage)거래, 스프레드(Spread)거래등 네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헤지거래는 주가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거래로 주가지수선물시장에서
현물시장(주식시장)과 반대되는 포지션을 취하는 거래가 그 대표적 사례.

투기거래는 현물시장과는 무관하게 선물매수나 선물매도 포지션중 어느
한쪽을 취해 선물가격 변동위험을 감수하고 거래자의 가격예측을 바탕으로
선물가격변동으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는 순수한 금융거래이다.

주가지수선물시장의 개설은 주식시장(현물시장)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가지수선물의 영향으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주가지수선물거래
가 현물시장 주가변동의 빈도와 크기, 즉 주가변동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에서는 87년10월 주가대폭락사태인 블랙먼데이를 겪고 난다음 이같은
논의가 더 활발히 전개돼 왔다.

최근 미국의 분석결과를 보면 주가지수선물거래의 도입은 주가의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영향은 미미한 편이고 오히려 시장
정보의 반영을 빠르게 함으로써 주가안정화와 시장효율성을 제고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다양한 투기목적의 거래가 많기 때문에 선물거래를 위한
시장구조의 설계와 운용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을 경우 주가조작이
발생할 수도 있다.

우리시장의 경우 지수선물에 포함된 종목들이 대부분 대형주이기는 하지만
주가조작의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의 경우 지수가 단순주가평균방식인 점을 이용하려는 고가 소형주의
거래가 빈번히 일어나면서 닛케이평균주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시장의 경우 싯가총액방식이어서 주가조작은 힘든 편이지만 일부
대형주의 주가조작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주가지수선물시장의 개설은 주식시장(현물시장)의 위축을 가져와 실물자본
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선물시장의 존재는 실물투자와 정보에 대한 분석능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실물투자시장에 대한 관심을 더 키워줄 것이라는 견해 또한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국의 경우, 선물거래는 투자가들 사이의 위험배분을 효율화시켜 자본
형성과 저축을 활성화시키는 측면이 강하다.

선물도입에 따라 금융정책당국의 규제완화나 강화등 증권정책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주가부양책등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이나 정부당국의 행태가 선물시장의
자율적 발전을 침해한다는 반성속에 자율적인 시장여건 조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펼쳐질 전망이다.

따라서 주가지수선물시장 도입은 우리주식시장의 체질을 합리적 예측과
투자가 가능한 시장으로 변모시킬 가능성이 크다.

< 정진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