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도시 시내버스업계 노사가 임금협상을 파업이나 준법투쟁없이 대타협
을 통해 순조롭게 마무리 지은 것은 올해 전국산업현장 노사관계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이번 타결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자율적으로 이루워졌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시내버스노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해서 고율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과 태업을 되풀이하는 악순환을 거듭해왔다.

특히 과속안하기,차선지키기,신호지키기등의 방법으로 준법투쟁을 벌여와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쳐온게 사실이다.

올해에도 버스노조는 임금협상초기에 도시별로 기본급 16.7-32.6%,상여금
1백50%의 높은 임금인상요구안을 제시하고 이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
을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에따라 정부에서도 버스노조파업에 대비,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개최해
시민의 불편을 줄이기위해 특별수송대책을 마련하고 분규주동자를 사법처리
키로 하는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노조는 전면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택하지 않고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노사양측은 전면파업을 앞두고 막바지 마라톤 협상을 거치면서 서로의 제시
안을 대폭 수정하는등 적극적인 협상태도를 보여 결국 6%대의 저율로 임금
협상을 타결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타결률 7%대보다 대체로 낮아진 수준으로 국가경제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선 임금및 노사관계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할뿐 아니라 시민들에
게 불편을 끼쳐서는 안된다는 점을 노사 모두가 인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노사양측의 성숙된 협상관행은 올해 산업현장의 노사관계에도 긍정
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윤기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