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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시설은 세계8위의 통신선진국, 전화이용문화는 개도국수준"

낙후된 우리나라 국민의 정보통신 이용마인드를 비유하는 표현이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소장 강현두)는 한국통신후원으로 18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정보통신의 역할증대와 바람직한 전화이용문화 모색을
위한 "새로운 전화이용문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2개부로 나뉘어져 주제발표와 토론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제1부에서는 김진현 한국경제신문회장이 "정보통신혁명과 한국선진화의
길",권태준서울대교수가 "정보통신시대의 도시생활의 변화"에 대해 제2부
에서는 추광영서울대교수가 "전화이용실태와 한국인의 의식구조",최정호
연세대교수(미래학회회장)가 "한국에서의 말의 문화와 정보통신"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김회장 권교수 추교수의 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 편 집 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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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통신시대의 도시생활환경 <<<<

권태준 <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

정보통신기술이 우리 일상생활과 사회전반에 초래할 변화의 총체적
모습은 생산양식의 변화,경제체제의 변화,그리고 그에대한 주체적
통제능력의 여하에 달려있다.

그러나 그동안 정보통신기술이 가져다 줄 편의에 매료돼 그로인한
총체적 모습과 그 과정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등한히 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1-20년사이 혁신적으로 발달한 전자정보통신기술은 규격과
대량생산중앙집중식 생산체제를 해체하고 유연화하고 있다.

이러한 해체와 유연화는 개별 생산공정과 산업체제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

또한 범지국적 정보통신체제에 의거한 축지,경제체제로는 그 관리경영
생산체제를 세계적 스케일에 걸쳐 유연하게 함으로써 국경이란 공간
구획제를 무의히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적 기업들의 이같은 세계화 국제화추세에 대해 개별국가가 택할수
있는 선택은 전면적 페쇄이거나 개방일수 밖에 없다.

이런면에서 현재 전개되고 있는 경제의 세계화 대세는 몇몇 국가가
주도하거나 국가간의 협약으로 그 방향이 좌우될수 있는 국제화가
아니고 세계적 시장의 힘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지구적 스케일의
변화이다.

그러므로 장차 세계적 산업의 이동은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유입지적인
반면그에대한 국가적 개입의 실효성은 점점 약화되어 그 기대의
불안정성이 지방적 삶의 현장에 직접 전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늘날의 도시는 기본적으로 근대적 산업화의 산물로서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산업적 규봄에 의거해 인구와 물자가 밀집해 번성하는
집적의 경제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점차 확대되는 정보통신에 의해 물리적으로 근접하고 있는
외부경제의 영향력이 약화됨에따라 기업의 본사와 화이트칼러 집약
산업이 도시중심부에서 교외로 분산되고 있다.

연구소,새로 설립되는 대학 그리고 대규모 종합병원의 입지는 전통적인
경제 지리학적 요인보다는 교육을 위한 제빈시설에 근접성,보다 편한
라이프스타일,정치적 요인등에 보다 큰 영향을 받고있다.

나아가 정보통신기술은 전지구적 산업공간을 유연하게 그리고 전문적
으로 재편하면서 세계적 차원에서 도시 산업공간의 결절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 결과 국가의 개입능력이 점차 약화되어 가는 마당에 개발도시들은
자칫저 거대한 세계적 산업공간 재편의 힘에의해 변방 내지는 낙후지방
이 되어버릴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각국은 이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세계경제고도 내지 식민지를 조성
하려는 대안에 몰두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처럼 세계적 공항을 중심으로한 첨단기술단지를 조성
한다든지 연구학원도시를 새로 건설한다든지 하는식의 장소판촉(Place
Marketing)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즉 전국적으로는 종래의 산업환경과 삶의 질을 유지 관리하면서
국지적으로는 세계경제를 유인해 들이려는 이원적 전략을 쓰고있는
것이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볼때 국가발전체계와 전략기반이 지식.정보 경제
체제에 적합한 방향으로 전환하지 않고는 세계경제의 대세에 뒤쳐질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