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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은 핀다

      우리들이 생각할 때 수세미는 운이 없게도 저 따갑게 살을 찌르는 철조망울타리에서 꽃을 피우고 수세미를 달리게 하는가 하겠지만 그건 이기주의에 빠진 인간의 계산일 뿐이다 오로지 이 세상에서 인간만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돼먹지 못한 우월감에 빠져 잘못 저지르는 우리 불쌍한 인간의 생각일 뿐이다 수세미에게는 저 철조망이 오히려 더 안전하고 천국일 것이다 철조망은 인간을 막기 위한 것일 뿐 수세미는 유유자적 철조망 사이로 줄기를 뻗고 ...

    • 무엇일까요

      요게 뭘까요 처음 본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하기사 처음 본 것은 다 모르는 것이지요 공깃돌보다 훨씬 작아요 잣 아니어요 요건 아마 본 사람이 있을겁니다 요거는 공깃돌보다 훨씬 커요 맛은 쓰고 떫떠름하고 처음에는 이빨도 안 들어갈 정도로 딱딱한데 나중에는 지가 알아서 쩍 벌어진답니다 이제 요렇게 해 놓으면 아시는 분 많을 겁니다 그래도 이걸 본 적이 없는 사람은 또 몰라요 우리가 안다는 것의 한계가 이렇습니다 이제 마지막 ...

    • 어디로 갈꺼나

      동서울 터미날에서 하모니카 Ab 연주 김종태 ♡ 어디로 갈꺼나 – 김영동 ♡ 어디로 갈꺼나 어디로 갈꺼나 내님을 찾아서 어디로 갈꺼나 이 강을 건너도 내 쉴곳은 아니요 저 산을 넘어도 머물곳은 없어라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 있을까 내님은 어디에 어디에 있을까 어디로 갈꺼나 어디로 갈꺼나 내님을 찾아서 어디로 갈꺼나 흰구름 따라 내일은 어디로 달빛을 쫓아 내님을 찾아간다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 있을까 내님은 어디에...

    • 무엇인지 너는 아니

      잘 간수하면 그리도 단단하고 야물딱지던 호박이 허섭쓰레기 위에 버려지더니 저렇게 불쌍하게 되었다 호박아 너 어쩌자구 거기서 싹이 트냐 ? 숫제 주인이 구렁텅이에 처박으면 잘 자라기나 할 것을 올망졸망 그 비닐 위에서 어떻게 살겠다고 싹을 틔웠냐 ? 저 호박 저기서 저렇게 싹이 튼 것이 호박 잘못인가? 주인 잘못인가? 누구의 말씀대로 때로는 누구의 잘못도 아닌가? 본능인가? 환경인가? 섭리인가? 아무 것도 아닌가

    • 조국 산하

      사진 클릭 7000 미터 하늘에서

    • 사진 두 장

      보통 무당벌레는 좀 큰 편입니다 저 살결(살무늬)과 비교해보면 요녀석이 얼마나 작은 놈인지…. 향긋한 여인의 살냄새를 맡고 있는 요 녀석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뭘 보세요 아저씨 말이에요 좀 쉬게 놔두세요 불안해서 못 쉬겠네….

    • 궁금증도 병인가

      정말 옛날부터 궁금했다 과연 왜 케이블카는 그럴까? 다른 사람들은 그런 거 신경 안 쓰면서 지나갈지 모르는데 나는 옛날부터 그게 궁금했다 그런데 케이블카를 자주 탈 기회가 없어서 그걸 알 길이 없었다가 이번 여름휴가 때 드디어 알아냈다 케이블카는 케이블이 움직이면서 케이블에 묶인 케이블카가 움직인다 케이블카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다만 케이블이 움직일 뿐이고 케이블카는 그 케이블을 꼭 붙들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내가 궁금한...

    • 어느 풍경이 좋습니까??

      얼음이 군데군데 남아있는 3월 어느 날 천마산 어느 골짜기의 작은 폭포입니다 겨울 끝이라 가물어서 폭포물도 별로 없어 초라합니다 사진은 빛의 예술입니다 빛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사진이 달라집니다 위 두 사진은 같은 곳에서 같은 날 찍은 사진입니다 위의 사진은 셔터속도를 아주 빠르게 한 사진입니다 아마 1000분의 1초정도일 겁니다 아래 사진은 반대로 셔터속도를 아주 느리게 한 사진입니다 삼각대 없이 찍어서 효과가 덜한데 ...

    • 농다리

      충북 진천에 있는 농다리이다 돌로만 쌓았는데 천년 전에 쌓은 거란다 세멘트도 없던 그 옛날에 돌로만 쌓아서 천년을 그 많은 홍수 장마에도 떠내려가지 않고 저렇게 버틴다는 것은 정말 위대하고 놀랍다 내가 쌓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리는 어떠한가 손가락 걸고 맹세를 하고 침발라 가며 오공본드에 강력본드로 둘을 붙여본 백년을 갈 것 같은 그 인간관계도 자존심이라는 얄팍한 괴물 앞에서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만다 삼년을 못간다는...

    • 코스모스

      구리 강변 코스모스 축제가 9월 19 일(금) – 21일(일)까지 열린다 강북 강변도로 끝 한강가 에 있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것이 흠 주차장은 넓다 볼거리 먹을거리 배울거리 들이 많다 찾아오시는 길 버스 1. 청량리역(3,5-1,165,2227번 버스) → 교문사거리하차 → 행사장행 마을버스(6번) 2. 강변역(1-1,1-5,9-1,15번 버스) → 한다리 앞 하차 → 도보 20분 3. 구리역하차 → 행사장행 마을버스...

    • 낙조

      그래 나도 잘 알지 나는 이미 지는 해인걸 아무리 발버둥쳐도 네 눈 하나 눈부시게도 못하는 이미 지는 해인걸 그래 나도 잘 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냥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저 바다 속으로 넘어가면 된다는걸 그래 어쩌겠니 나도 어쩔 수 없었단다 네가 그러는 것이 네 본능이듯이 이렇게라도 한마디 해야 하는 것이 나도 어쩔 수 없는 내 본능인 것을

    • (암먹)부전나비와 부추꽃

      부전나비는 크기가 작은 것이 특징이고 여러 종류가 있다 부전나비 중에서 검은 먹무늬가 있어서 암먹부전나비라고 부른다 우리가 흔히 푸성귀로 먹는 부추에도 이렇게 이쁜 꽃이 핀다 오늘 날씨가 비왔다가 흐렸다가 갰다가 햇삧 났다가 바람 불다가 우리네 인생처럼 파란만장한 날씨였다 양평 강가 식물원에 갔는데 8월은 꽃이 별로 없는 계절이란다 내가 보기에는 많기만 한데 그들은 보기 아름다운 꽃들만 생각하겠지만 나는 길가의 강아...

    • 내 몸의 버리는 것에 관한 보고서

      내 몸의 버리는 것에 관한 보고서 칫솔질을 하다가 우웩 구역질을 했다 밥통 속의 삭은 물들이 한꺼번에 치솟으며 숨이 꽉 막히고 눈알이 뒤집힌다 야릇한 희열에 빠진다 아침에 일어나 코를 푼다 패앵하고 귀청이 떨어지도록 밤새 욕망과 야합한 증거들이 끈적끈적 는정는정거린다 어떤 놈은 코딱지로 미이라가 됐다 코 점막세포를 후벼파고 스쳐가는 이 신선한 쾌감이여 후다닥 변소로 내닫는다 아랫배에 힘을 줄 때마다 푸두둑 쏟아지는 ...

    • 저 기념각처럼

      방아다리약수터 모습이다 방아다리약수터는 영동고속도로 하진부 옆에 있다 설탕 안 넣은 사이다맛이다 그 옆에 기념각이 하나 서 있는데 나무로 보아 몇백년은 됨직 싶다 약간 기운 듯하면서도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은 위풍당당하다 그 지붕에 낀 이끼를 보라 저런 이끼가 일이년에 낄 것인지 우로풍상을 견디며 묵묵히 세월을 비껴가는 저 모습 나도 그런 모습이고 싶다 밴댕이 속으로 촐랑대며 유행에 부화뇌동하는 그런 사람 말고 십년을 한결같이...

    • 나 오늘 죽는 줄 알았네

      꽃시, 야생화시를 쓰기 위하여 꽃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혼자 일생 서원한 것 한국의 야생화 500개를 시로 형상화하겠다고 일생의 목표로 삼은 지 17년 야생화가 늘 그자리에 피지 않고 시들기 때문에 사진을 찍어야 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사진을 혼자 배우기 시작했다 17년 동안 사진을 찍으면서 특히 여름에는 더위와 전쟁이다 원래 땀을 많이 흘리기도 하지만 카메라를 목에 매고 지팡이를 짚어가며 산과 들로 쏘다니다 보면 땀흘리는 것쯤은 이...

    • 질러다니지 맙시다

      질러다니는 것은 지름길로 다니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지름길로 다닌다 바쁜 세상에 누가 둘러가랴 그러나 여기 둘러가야 할 곳이 있다 여기는 지름길로 질러 다니면 ** 라고 의심받는다 여기는 누구나 천천히 구석구석 꼼꼼이 둘러보고 살피고 그러면서 천천히 가야 한다 식물원인데 길을 꼬불꼬불 둘러 가게 만들었다 그래야지만 많은 식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질러다니면 식물들이 발에 밟힌다 그래서 식물원 입구에 이런 표지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