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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에 월백하고 - 달밤에 미친년처럼

      梨花雨 흩뿌릴 제 계랑 배꽃 흩어뿌릴 때 울며 잡고 이별한 임 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하는가 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는구나 지은이 : 계랑(桂娘). 여류시인. 부안의 기생. 성은 이(李) 본명은 향금(香今), 호는 매창(梅窓), 계생(桂生). 시조 및 한시 70여 수가 전하고 있다. 황진이와 비견될 만한 시인으로서 여성다운 정서를 노래한 우수한 시편이 많다. 참 고 : 梨花雨―비처럼 휘날리는 배꽃 배 꽃 홍해리 바람에...

    • 히어리 - 황금귀고리

      히어리 김종태 에구에구 아직 춥네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조잘조잘 뭔 이야기가 그리 많을까? 아침나절 내내 웃고 떠들더니 오후도 그러고 고 작은 녀석이 꿈도 야물딱지네 주렁주렁 많이도 매달았다 바람 한번 불면 삼천오백개 금종들이 울려대고 햇살 한번 비치면 온산이 눈부시고 고 놈들 옆에 서면 세상 사는 맛이 난다 히어리 Corylopsis coreana 조록나무과 낙엽관목 송광납판화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높이 1∼2...

    • 미치광이풀 - 그래 나 미쳤다 어쩔래 !

      미치광이풀 김종태 구멍 뚫린 오존층 때문에 하늘은 자외선으로 미치고 공장 자동차가 내뿜는 연기로 대기는 매연으로 미치고 스모그 산성비로 식물도 미치고 산업폐수로 물고기도 미치고 먹는샘물 개발로 지하수도 미치고 하늘 위에서 땅 속까지 모두 미쳤다 쥐꼬리만한 권력에 미치고 사과궤짝 한상자 뇌물에 미치고 문어발기업 확장하느라 미치고 부도 막느라 미치고 특종 한건 이름에 미치고 알토란 내자식 삐뚠 교육에 미치고 사기, 다이...

    • 깽깽이풀 - 일찍 피는 죄

      깽깽이풀 김종태 이른 봄 남보다 먼저 이슬에 세수하고 바람결에 머리칼 가다듬고 돋는 햇살에 얼굴 매만져 오직 님에게만 보이고자 한껏 멋을 냈어요 연보랏빛 속마음을 아무리 펴 보이려 애를 써도 끝내 다 펴지 못 했고 한가슴 속 샛노랑 꿈만 하늘 보란 듯 두 팔 벌려도 일찍 피는 죄는 실바람에도 외톨로 떨어야 하나봐요 늦동이 널푸른 잎사귀 사이 가녀린 꽃대 위에 접시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 지쳐 이젠 한 방울 눈물 ...

    • 처녀치마 - 자꾸 들추지 마

      처녀치마 2 새 치마 만들기까지는 헌 치마 아끼고 있다 처녀인데 잠시라도 알몸일 수 없잖아 치마치마 하면서 자꾸 들추지 마 들춰봐야 아무 것도 없을 거 다 알면서 왜 들춰보는지 속을 모르겠다 Heloniopsis orientalis (THUNB.) C. TANAKA 또는 Heloniopsis koreana Fuse & al. 산의 그늘 많은 습지에 자라는 백합과 다년초. 잎은 방석처럼 퍼지며 도피침형이고 길이 6-20c...

    • 당신은

      내 맘의 문을 넘어 좁은 툇마루를 지나 처음 밟아보는 낯선 남자의 냄새를 건너 그윽한 안마당 한켠에 피어나는 노란꽃입니다 몇 보따리를 잊고 두어가지는 버려야만 나를 벗어날 수 있는 나도 힘들지만 얼핏 보이던 그 노란색을 못잊어 당신에게 가려면 문을 세 개 지나야 하는 것이 얼마나 무섭던지요 아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슬쩍 어여쁜 모습 잠깐만 본 죄로 그 무서운 문을 또 지나가야 합니다 그 뒤로는 아무도 모를 구중궁궐 ...

    • 매화

      다 매화 같아 올렸는데 매화 아닌 녀석이 끼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누드 컴퓨터

      살다보니 누드 컴퓨터도 있더군요 케이스가 투명 아크릴로 되어 있어서 속의 훤히 보입니다 LED램프도 여기저기 번쩍이며 휘황찬란합니다 뒤짚힌 것 같지만 이게 제대로 앉은 옆모습니다 누드라해도 전자부품들만 보이지 컴퓨터가 일하는 동작은 보이지 않습니다 속이 훤히 보이니가 오히려 이상합니다 속이 안 보일 때에는 컴퓨터가 위대하게도 보였었는데 텅 빈 듯하고 썰렁한 속의 컴퓨터를 보니 웬지 믿음이 덜 갑니다 사람도 그럴까요? 그 사람의...

    • 돌단풍

      돌단풍 김종태 프라이드는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고 티코는 기름 소리만 들어도 간다는데 척박하다는 포천을 지나 자유를 불렀다는 만세교를 돌아 금주산 중턱 깎아지른 절벽 돌단풍은 무엇으로 사는가 돌 먹고 살고 물소리 듣고 산다네 개팔자보다 상팔자일세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돈 먹고 살고 욕 듣고 산다네 위대한 자본주의 품 안에서는 소유가 곧 자유라네 함께 누리며 더불어 살지 못하고 혼자만 움켜쥐고 나만으로 산다네 돌단...

    • 생강나무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동백꽃은 이 생강나무를 말한다. 강원도에서는 생강나무꽃을 동백꽃이라고 부른다 산수유 생강나무 산수유와 생강나무는 이른 봄에 노랗게 피고 꽃이 잎보다 먼저 나온다 둘이 비슷하여 혼동하는 일이 많은데 산수유는 흔하고 생강나무는 흔하지 않은 것과 생강나무는 줄기를 잘라 비비면 생강향기가 나는 것 말고 둘의 차이점을 자세히 비교해 본다 산수유는 층층나무과이고 생강나무는 녹나무과이다 산수유...

    • 드세요

      드세요 웬거냐고 또는 어디서 났냐고 부디 묻지 마세요 그대 입속에서 사르르 녹는 케익도 되고 싶고 그대 입속에서 온몸 터져 부서지는 과일도 되고 싶고 그대 입속에서 짜고 쓰고 맵고 달고 시고도 싶은 오미자차도 되고 싶어서 한번 차려봤어요 맛나게 먹는 당신을 보면서 나는 당신의 무엇이었나를 생각해 볼거에요 뭐였을까 뭐였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아!, 나는 나는 글쎄 아! 당신의 포크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