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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노인에게 추억의 눈물이 된 포도호텔

    한라산 남쪽 중산간으로부터 불어온 떠남의 설렘은 두 손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반가운 마음에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한 온화한 미소로 윙크해주었지. 청량한 공기는 코 끝에 조용히 앉고, 산들거리는 바람에 맞춰 춤추는 신선은 2001년에 오픈한 19년산 포도 넝쿨의 주인이었다. 안락하고 건강한 휴식을 몸에 배이고 호텔을 나서는데, 직원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일기예보를 보고 비 오는 날 예약을 해서 꼭 호텔의 한실 객실만을 이용한다는 어느 노인의 이야기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우두커니 벤치에 앉아서 삶을 되돌아 본다. 너, 참 달콤하게 영근 과일이구나, 포도호텔…! 제주도의 오름과 초가집을 모티브로 설계된 포도 호텔은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한 송이의 포도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고품격 부띠끄 호텔이다. 2003년, 세계적인 프랑스 국립 기메 박물관에 전시돼, 이타미 준의 대표작으로 선보이며 프랑스 문화훈장 ‘슈발리에’를 수상했다. 2013년에는 ‘아름다운 제주 7대 건축물’로도 선정되며 땅, 자연과 함께 숨 쉬는 곳이다. 한라산 품에서 영글어 잡히지 않는 영롱한 공기와도 같은 곳, 오래전부터 발길을 애원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고품격 휴식이 머무는 곳답게 코로나 바이러스에 때 맞춰 방문하는 모든 고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호텔의 모든 시설에 대해서 완벽하게 방역을 시행하고 있었다.  호텔 문을 열고 들어서면 프런트 앞에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있어 매뉴얼에 따라 모든 방문자를 대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또한, 로비와 레스토랑 부대시설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객실을 포함한 호텔 전 시설 및 집기를

  • 제주를 가는 또 다른 길 <사색의 길>을 따라 걷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을 찾아 나선다. 땅 끝 마을 해남에서 바다 건너 제주(濟州)를 향해 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은 어디일까. 백두대간의 끝 지리산을 따라 바다 밑까지 연결된 1,950m 한라산(漢拏山)이다. 100여 년 전에는 어떻게 갈 수 있었을까. 제주는 신비의 땅이었다. 육지와 동떨어진 섬나라이었다. 역사 속에 전해 온 그대로 탐라(耽羅)다.    제주로 가는 길은 많다.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면 1시간이면 따뜻한 도...

  • 유배길에서 추사 김정희 ‘세한도(歲寒圖)’를 만나다

     옛 그림을 잘 감상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옛 사람의 눈으로 보고 옛 사람의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 마치 옛길을 걷듯이 산 속에서 바람소리와 새소리를 듣듯이 그 옛날로 시간여행을 떠나야 한다. 그리고 천천히 보아야 한다. 달팽이와 소의 걸음처럼 느릿느릿 와행우보(蝸行牛步)하며 그린 이의 진심과 통해야 한다. 그림을 통해 그 시대의 풍속과 계절 그리고 문화를 읽어 내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제주를 날아간다.  뿌연 미세먼지를 뚫고 1시간이면 족하다. 청명한 하늘에 구름과 바람만이 이 도시의 주인이다. 걷고 싶다. 찰랑대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한라산 꼭대기에는 아직 하얀 눈덩어리가 보인다. 그래도 제주의 돌담길에는 노란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바람과 돌이 많은 제주. 산천단(山川壇)을 지나 1100 도로를 향해 가니 30분 안에 서남쪽 끝 대정(大靜)이다.   180년 전 추사(秋史) 김정희는 한양에서 제주도 대정까지 유배길에 오른다. 도성을 나와 강을 건너 산을 넘고 길을 걸어 머나먼 땅 끝 마을에 도착한다. 해남 대흥사(大興寺)에서 초의선사가 준 마지막 차 한 잔을 마신 후 망망대해 죽음을 무릅쓰고 제주성(濟州城)을 향한다. 죄가 무거울수록 왕과 멀리멀리 떨어져 지내야 했다. 다시 제주성문을 나가 한반도에서 가장 먼 대정현에 위리안치 되었다. 과연 얼마나 먼 길을 며칠 몇 달을 걸었던 걸까? 그의 나이 55세 때 일이다.   기력은 점차 쇠진하여 가고, 힘들고 외로울 때 추사는 책을 읽었다. 책을 구하기 힘들었을 시절 제자인 역관 이상적이 연경에서 책을 구해 제주 대정까지 보내 주었다. 8년 3개월 기약 없는 유배생활에 차를 마시며 선정에 들었다. 험난한

  • 백두산과 한라산, 경쟁과 협조의 순례 관광지

    (110-23)남북교역 : 백두산과 한라산 남북경협이 재개되고 인적 교류가 가능하게 된다면 국내외로 관심을 많이 받게 될 곳은 바로 백두산이 될 것이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같이 등반해서 세계적으로도 더욱 유명해졌다. 백두산은 한민족의 탄생 전설이 있는 곳이고, 그래서 한민족에게는 모태와 같은 산이다.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중국을 통해서 백두산 등정을 하고 있다. 중국으로 가는 다른 관광객들은 중국 구경이 목적이지만 백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