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시 ] 心山書屋詩庭有感 ( 심산서옥시정유감 ) 心山書屋有詩庭 ( 심산서옥유시정 ) 遠近忙閒爭現形 ( 원근망한쟁현형 ) 天惡俗塵時灑雨 ( 천오속진시쇄우 ) 花歡佳日數播馨 ( 화환가일삭파형 ) 女姸男俊童還秀 ( 여연남준동환수 ) 誦潔簫淸舞亦靈 ( 송결소청무역령 ) 情與酒深無剩恨 ( 정여주심무잉한 ) 能知雅會永年靑 ( 능지아회영년청 ) [ 주석 ] * 心山書屋 ( ...
[ 원시 ] 종이에 베이다 하청호 새 책을 읽다가 부드러운 종이에 손을 베었다 칼날같이 벼린 말씀 종이에 숨어 있었다 [ 태헌의 한역 ] 爲紙所割 ( 위지소할 ) 某日看新冊 ( 모일간신책 ) 手爲柔紙傷 ( 수위유지상 ) 如刀磨鍊語 ( 여도마련어 ) 寂靜紙中藏 ( 적정지중장 ) [ 주석 ] * 爲紙所割 ( 위지소할 ) : 종이에 < 손이 > 베이다 . ...
[ 원시 ] 夢魂 ( 몽혼 ) 李玉峰 ( 이옥봉 ) 近來安否問如何 ( 근래안부문여하 ) 月到紗窓妾恨多 ( 월도사창첩한다 ) 若使夢魂行有跡 ( 약사몽혼행유적 ) 門前石路半成沙 ( 문전석로반성사 ) [ 주석 ] * 夢魂 ( 몽혼 ) : 꿈속의 넋 . * 李玉峰 ( 이옥봉 ) :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이다 . 서출 ( 庶出 ) 이었던 그녀는 15 세에 본인이 원한...
[ 원시 ] 굴절 이승은 물에 잠기는 순간 발목이 꺾입니다 보기에 그럴 뿐이지 다친 곳은 없다는데 근황이 어떻습니까 , 아직 물속입니까 ? [ 태헌의 한역 ] 屈折 ( 굴절 ) 入水瞬間 ( 입수순간 ) 脚腕折彎 ( 각완절만 ) 外見如彼 ( 외견여피 ) 傷處全無 ( 상처전무 ) 近況如何 ( 근황여하 ) 猶水中乎 ( 유수중호 ) [ 주석 ] * 屈折 ( 굴절 )...
[ 원시 ] 戱詩 ( 희시 ) · 腹稿與腹鼓 ( 복고여복고 ) 子安腹中多書冊 ( 자안복중다서책 ) 文辭自拔號腹稿 ( 문사자발호복고 ) 伯安腹中多皮肉 ( 백안복중다피육 ) 世人咄咄曰腹鼓 ( 세인돌돌왈복고 ) [ 주석 ] *戱詩 ( 희시 ) : 재미나 장난 삼아 지은 시 . / 腹稿 ( 복고 ) : 뱃속 [ 마음속 ] 에서 이미 완성된 원고라는 뜻이다 . ...
[ 원시 ] 昭君怨 ( 소군원 ) 東方虬 ( 동방규 ) 胡地無花草 ( 호지무화초 ) 春來不似春 ( 춘래불사춘 ) 自然衣帶緩 ( 자연의대완 ) 非是爲腰身 ( 비시위요신 ) [ 주석 ] * 昭君怨 ( 소군원 ) : 왕소군 ( 王昭君 ) 의 원망 ( 怨望 ). 왕소군의 본명은 왕장 ( 王嬙 ) 이지만 , 자가 소군 ( 昭君 ) 이어서 보통 왕소군으로 부른다...
[ 원시 ] 힘 박시교 꽃 같은 시절이야 누구나 가진 추억 그러나 내게는 상처도 보석이다 살면서 부대끼고 베인 아픈 흉터 몇 개 밑줄 쳐 새겨 둔 듯한 어제의 그 흔적들이 어쩌면 오늘을 사는 힘인지도 모른다 몇 군데 옹이를 박은 소나무의 푸름처럼 [ 태헌의 한역 ] 力 ( 력 ) 花樣年華好追憶 ( 화양연화호추억 ) 於我傷處亦寶石 ( 어아상처역보석 ) 生來受苦傷痕歷歷 ( 생래수고상흔역력 ) 刻...
[ 원시 ] 病後戱作 ( 병후희작 ) 徐居正 ( 서거정 ) 醫士勸吾休飮酒 ( 의사권오휴음주 ) 儒家欺我酷耽詩 ( 유가기아혹탐시 ) 今朝破戒翻成笑 ( 금조파계번성소 ) 醉酒顚詩自不知 ( 취주전시자부지 ) [ 주석 ] · 病後 ( 병후 ): 병을 앓은 후에 , 앓고 난 후에 . / 戱作 ( 희작 ) : 재미삼아 짓다 , 장난삼아 짓다 . ·...
[ 원문 ] 눈이 녹으면 윤선민 눈이 녹으면 뭐가 되냐고 선생님이 물으셨다 다들 물이 된다고 했다 소년은 봄이 된다고 했다 [ 태헌의 한역 ] 雪融 ( 설융 ) 雪融爲何物 ( 설융위하물 ) 師傅忽然云 ( 사부홀연운 ) 諸生曰化水 ( 제생왈화수 ) 少年謂作春 ( 소년위작춘 ) [ 주석 ] · 雪融 ( 설융 ) : 눈이 녹다 . · 爲何物 ( ...
<필자의 조부님 생전 모습> [ 원시 ] 元月十五夜 ( 원월십오야 ) 姜聲尉 ( 강성위 ) 春風忽已着簷端 ( 춘풍홀이착첨단 ) 十五夜窓開未寒 ( 십오야창개미한 ) 天際月輪斜仄易 ( 천제월륜사측이 ) 紅塵世上滌愁難 ( 홍진세상척수난 ) [ 번역 ] 정월 대보름 밤에 봄바람이 어느덧 처마끝에 이르러 보름 밤에 창 열어도 춥지를 않네 하늘가 달이야 쉬이도 기울건만 홍진세상 시름...
[ 원시 ] 연탄 이정록 아비란 연탄 같은 거지 숨구멍이 불구멍이지 달동네든 지하 단칸방이든 그 집 , 가장 낮고 어두운 곳에서 한숨을 불길로 뿜어 올리지 헉헉대던 불구멍 탓에 아비는 쉬이 부서지지 갈 때 되면 그제야 낮달처럼 창백해지지 [ 태헌의 한역 ] 煉炭 ( 연탄 ) 父親似煉炭 ( 부친사연탄 ) 氣孔卽火孔 ( 기공즉화공 ) 家中低暗處 ( 가중저암처 ) 太息以火湧 ( 태식이...
※ 오늘은 , 역자가 제법 여러 해 전 이 무렵에 어느 기관지 ( 機關紙 ) 을 통해 발표한 글인 < 소동파 ( 蘇東坡 ) 의 시로 맛보는 한시 ( 漢詩 ) 의 멋 > 으로 칼럼을 대신합니다 . 평소 역자의 칼럼 양식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 애초의 발표 당시 모습 그대로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따로 고치지는 않았습니다 . 이점 양해를 바라며 독자 여러분들의 새해 만복 ( 萬福 ) 을 ...
문화 [원시] 서시 나희덕 단 한 사람의 가슴도 제대로 지피지 못했으면서도 무성한 연기만 내고 있는 내 마음의 군불이여 꺼지려면 아직 멀었느냐 [태헌의 한역] 序詩(서시) 到今未熱一人胸(도금미열일인흉) 蒙蒙煙氣加又加(몽몽연기가우가) 吾人心地冗火兮(오인심지용화혜) 盡熄而滅尙遠耶(진식이멸상원야) [주석] · 序詩(서시) : 책의 첫머리에 서문 대신에 쓴 시(詩)나 장시(長詩)에서 서문 비슷하게 첫머리에 별도...
[원시] 書鏡(서경) 李彦迪(이언적) 觀書正吾心(관서정오심) 照鏡正吾貌(조경정오모) 書鏡恒在前(서경항재전) 須臾可離道(수유가리도) [주석] · 書鏡(서경) : 책과 거울. · 李彦迪(이언적) : 본관은 여주(驪州), 자는 복고(復古), 호는 회재(晦齋)이다. 조선 시대 성리학(性理學)의 정립에 선구적인 역할을 하였는데, 주희(朱熹)의 주리론(主理論)을 정통으로 확립하여 이황(李滉)에게 전해 주었다. &...
※ 이 칼럼은 원래 11월 22일에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칼럼의 시의성(時宜性)을 고려하여 부득이 오늘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칼럼은 2주 후인 11월 29일이 아니라, 3주 후인 12월 6일에 발행할 예정이니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시] ○○(○○) 鄭谷(정곡) 또는 劉義(유의) 返蟻難尋穴(반의난심혈) 歸禽易見窠(귀금이견과) 滿廊僧不厭(만랑승불염) 一個俗嫌多(일개속혐다) [주석] · 鄭谷(정곡) : ...
[원시] 가을 입술 유은정 붉은 잎이 립스틱 바른 입술 같아서 가을이 하는 말 들을 수 있을까봐 살짝 귀 대어 봅니다 [태헌의 한역] 秋脣(추순) 枝端一紅葉(지단일홍엽) 恰似口脂脣(흡사구지순) 或可聽秋語(혹가청추어) 輕輕着耳輪(경경착이륜) [주석] · 秋脣(추순) : 가을 입술. · 枝端(지단) : 가지 끝.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一紅葉(일홍...
[원시] 詠○(영○) 李山海(이산해) 一腹生三子(일복생삼자) 中者兩面平(중자양면평) 秋來先後落(추래선후락) 難弟又難兄(난제우난형) [주석] · 詠(영) : ~을 읊다, ~을 노래하다. · 李山海(이산해) : 조선 선조(宣祖) 대에 영의정을 두 차례나 지냈으며, 북인(北人)의 영수였다. 시서화(詩書畵)에 두루 능하였고, 저서에 ≪아계유고(鵝溪遺稿)≫가 있다. · 一腹(일복) 한 배. / 生三...
[원시] 욕심 공광규 뒤꼍 대추나무는 약한 바람에 허리가 뚝 꺾였다 사람들이 지나며 아깝다고 혀를 찼다 가지에 벌레 먹은 자국이 있었나? 과거에 남모를 깊은 상처가 있었나? 아니면 바람이 너무 드셌나? 그러나 나무 허리에선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너무 많은 열매를 나무는 달고 있었다 [태헌의 한역] 慾心(욕심) 後院一棗樹(후원일조수) 弱風腰忽折(약풍요홀절) 人衆時來往(인중시래왕) 哀惜頻嘖舌(애석빈책설) ...
<사진 출처 : Baidu> 【특집 칼럼】 이 땅의 모든 약사님들을 위하여 약은 우리의 육신을 치유해주는 시이고 시는 우리의 영혼을 치유해주는 약이다 [원시]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 賈島(가도)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言師採藥去(언사채약거)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 [주석] · 尋(심) : 찾다, 방문하다. / 隱者(은자) : 은자, 은사(隱士). / 不遇(불우) : 만나지 못...
[원시] 마중물과 마중불 하청호 외갓집 낡은 펌프는 마중물을 넣어야 물이 나온다.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땅 속 깊은 곳 물을 이끌어 올려주는 거다. 아궁이에 불을 땔 때도 마중불이 있어야 한다. 한 개비 성냥불이 마중불이 되어 나무 속 단단히 쟁여져 있는 불을 지피는 거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이끌어 올려주는 마중물이 되고 싶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지펴주는 마중불이 되고 싶다. [태헌의 한역] 引水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