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친하다" 40대 여성 투자금 받아 `꿀꺽'

서울 수서경찰서는 28일 전·현 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처럼 속여 인터넷 카페 회원들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안모(40.여)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 4월 초 인터넷 독신자 카페에서 알게 된 김모(37)씨에게 "참여정부 총리의 조카이고 대통령 부부와 청와대에서 저녁 식사를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유망한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1억4천여만원을 받는 등 최근까지 카페 회원 12명에게서 8억2천6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안씨는 "미국의 유명 투자회사 변호사이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들과 친분이 있으며 4대강 개발 자문위원으로서 국가 비자금 세탁 일도 맡고 있다"면서 인터넷에서 구한 미모의 여성 사진을 보내 회원들을 홀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대부분 증권사 직원과 교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로, 안씨와 한 번도 만난 일이 없지만, 안씨가 자신의 블로그도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전문직 여성인 것처럼 꾸며놓는 바람에 속아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te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