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신임 대법관을 선정하기 위해 12일 열린 대법관 제청 자문위원회에서 강금실 법무장관과 박재승 대한변호사협회장이 회의도중 퇴장하고 박 회장은 위원직을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파문이 일고 있다. 박재승 회장은 이날 "현재의 대법관 제청 자문위원회 운영 방식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 자리를 박차고 나왔으며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변협 관계자는 "박 회장 등은 대법관 제청 자문위원회 방식이 위원들의 토론이아닌 대법원장의 일방적인 통보에 불과하고 추천된 3명의 인사들도 개혁성향이 부족하다고 판단, 회의장에서 중도 퇴장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법개혁이라는 국민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자문회의는 전혀 변화의 시도를 하지 않고 구태의연한 모습만 보여 요식행위에 불과한 자문회의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한 인사는 "강 장관이 회의도중 자리를 떠난 것은 맞다"며 "회의 상황을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당시 강 장관이 다른 곳에서 호출을 받거나 한 적은 없으며사퇴서를 냈는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자문회의에서는 최종영 대법원장이 추천한 사시 10∼11회 출신의 현직 고위 법관 3명에 대해 개혁 성향 등 문제를 놓고 위원들간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알려졌다.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법조계 안팎에서 개혁 성향이 강한 중견법관이나 변호사등이 발탁되거나 최초 여성 대법관.헌법재판관이 탄생될 가능성이 점쳐져 온 점에비춰 이번 대법관 인사를 앞두고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법무장관과 대한변협회장이 중도에 회의장을 나가기는 했지만 일단 두 분은 인사와 관련한 자신들의 의견 개진을 다한 상태에서 나갔고, 두분의 의견은 충분히 대법원장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또 "토론이란 것은 반대 의견도 있을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두 분을모신것 아니겠느냐"며 "그리 큰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최종영 대법원장이 내주초 추천 대법관 후보 3명중 1명을 예정대로제청할 경우 인사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의 최종 선택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당초 대한변협은 지난달 30일 대법관 후보자로 최병모 민변 회장과 박시환 서울지법부장판사 등 2명을, 대법관.헌법재판관시민추천위원회는 이들 2명의 법조인과함께 여성인 전효숙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판사, 박원순 변호사,이홍훈 법원도서관 관장 등 모두 6명을 추천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