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30~40%에 달하는 공사비 인상 쇼크에 집단 아우성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50% 넘게 오른 시멘트, 철근, 형강 등의 자재 가격을 반영한 공사비 증액을 감당하지 못한 조합이 줄줄이 시공 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광명뉴타운5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단으로부터 3.3㎡당 공사비를 630만원으로 증액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2020년 첫 계약 당시(463만원)보다 36% 오른 금액이다.

경기 양주의 한 지역주택조합은 최근 시공사로부터 67%에 달하는 공사비 인상 통보를 받았다. 1088억원으로 책정했던 공사비가 1813억원으로 급증하자 조합원들은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갈등으로 시공 계약 해지를 검토 중인 수도권 단지가 1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과도한 인상’이라는 조합의 반발에 건설사는 폭등한 원자재 가격, 금리 부담 등으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시멘트와 고장력 철근 가격은 2020년 1분기 대비 각각 54.6%, 63.4% 올랐다. H빔 등 형강 역시 같은 기간 51.3% 뛰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공사비에 서울 일원개포한신(498가구)의 3.3㎡당 조합원 분양가는 당초 예상을 훌쩍 넘긴 6060만원으로 치솟았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동시다발적인 공사비 갈등은 수년간 감내해온 인상 요인이 한꺼번에 폭발했기 때문”이라며 “당장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파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