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관청도 어려운 부동산세금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부동산 세금이 복잡하다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세무사들이 포기하는 정도를 넘어 과세당국도 오락가락한다는 점입니다. 유권해석조차 얼마 못 가 뒤집히는 일이 있으니까요. 세법이 원래부터 쉽고 명료했다면 될 일이죠. 물론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요합니다.

이달 초 기획재정부가 입법예고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세무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국세청이 2년 전 유권해석을 통해 정리했던 내용을 정반대로 뒤집은 것이었기 때문이죠. ‘일시적 3주택’에 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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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3주택이란 용어는 생소하실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일시적 2주택에 임대주택이나 감면주택(‘조세특례제한법’ 99조의2 적용주택)이 포함된 경우를 말합니다. 여기서 임대주택이나 감면주택은 다른 집을 팔 때 주택수에 가산하지 않는 일종의 ‘투명주택’입니다. 실제론 3주택이더라도 이들 주택을 빼면 일시적 2주택으로 비과세가 가능한 것이죠.

문제는 비과세 한도가 9억원까지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의 세금은 어떻게 따져야할까요. 이 문제가 쟁점이 되자 국세청은 2019년 2월 유권해석을 통해 9억 초과분에 대해선 투명주택까지 포함한 3주택 중과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당연히 엄청난 혼란이 발생했죠. 일반세율 계산했던 일부 납세자들은 행정소송까지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행령 개정은 정반대입니다. 그동안 조세심판원 등의 결정과는 결이 다른 해석이 나온 거죠. 보도자료의 설명을 인용하면 중과 대상 주택을 합리화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합리적인 판단을 시행령 개정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하겠다는 것이지만요. 이전까지 중과세율로 납세한 분들은 합리적이지 못한 결정을 내렸던 것일까요.

올해부터 도입된 ‘최종 1주택’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간 납세자들이 받았던 안내와는 다른 해석이 나온 것인데요. 최종 1주택이란 다주택자가 마지막 한 채를 팔 때는 1주택이 된 날로부터 2년이 지나야 비과세를 적용하는 규정입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됐죠.

그렇다면 다주택자가 2020년 12월 31일까지 한 채만 남기고 모두 정리한 상태에서 1월 1일 나머지 한 채마저 매각할 경우 비과세가 가능할까요? 납세자들이 당초 들어야 했던 답은 ‘노(No)’ 였습니다. 마지막 한 채를 2022년 12월 31일 이후 팔아야 비과세가 가능하다는 것이었죠. 재미있는 건 기재부의 답은 ‘예스(Yes)’였다는 점이죠. 최종 1주택은 올해 1월 1일 이후 다주택을 정리할 때부터 적용되는 규정인 만큼 그 이전의 다주택 상황에 대해선 따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국세청이 납세자들의 질의를 기재부로 이송하자 유권해석이 나온 것인데요. 세무업계에선 기재부가 새로운 해석을 하기 전부터 당연한 정답이라고 보고 있었습니다. 이마저도 새 규정 시행 직전인 지난해 12월 24일에야 완전히 교통정리가 됐지만요.

끝이 아닙니다. 장관이 고초를 겪은 일도 있었죠. 집코노미에서 가장 먼저 전해드렸던 임대사업자 공동명의 논란입니다. 임대사업자들은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뒤 해당 주택을 매각할 때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최대 70%(10년 임대)로 적용받는데요. 부부 등 공동명의 임대사업자의 경우 최대 요율이 아닌 30%까지만 적용해야 한다는 국세청의 유권해석이 나온 것이죠. ‘민간임대주택 특별법’이 규정한 임대주택이란 한 사람이 온전한 한 채를 가진 경우를 말하는데 공동명의는 ‘0.5+0.5’의 구조이기 때문에 여기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0.5+0.5=0’이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관련기사 : [집코노미] 공동명의는 장특공제 배제?…임대사업자 ‘혼란’ - (국세청 유권해석)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해명 아닌 해명을 해야 했습니다. 결국 세제실에 재검토를 지시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기재부에선 또 국세청의 유권해석을 뒤집었습니다. 이 사안은 종합부동산세 문제까지 번졌고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공동명의 또한 장기보유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길게 풀어 쓴 건 국세청이 헛발질을 하고 있다고 헐뜯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과세당국조차 해석을 번복해야 할 정도로 부동산 세제가 꼬여 있는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서입니다. 국세청조차 어려운데 납세자들은 어떨까요. 저는 요즘 집코노미TV 유튜브 채널의 세무 콘텐츠에 답변을 다는 게 하루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입니다. 똑같은 질문은 한 건도 없지만 호소는 공통적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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