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급상승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 영세자영업에 적용하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강제 인하한 조치의 후폭풍이 만만찮다. 이익 급감에 직면한 신용카드회사들이 대형가맹점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면서 시장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5개 카드사에 대해 ‘일방적인 인상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가맹점 계약 해지를 결정해 결제불통 사태마저 우려된다.

자동차업계의 이런 반응은 예고된 것이었다. 현대차는 “신용카드회사들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덕분에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낮아졌는데도 수수료율을 올리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수수료율 분쟁은 자동차업계만의 일이 아니다. 통신·유통·항공사 등도 비슷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카드사들은 연 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 2만3000여 곳에 최대 0.3%포인트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한 상태다.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수수료율 강제인하로 1조4000억원의 수입감소 요인이 발생하자 대형가맹점을 상대로 보전에 나선 것이다.

싸움에서 카드사가 이기든 대형가맹점이 이기든 그 피해는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가맹점들이 카드사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다음 수순은 제품가격 인상일 가능성이 크다. 수수료율 인상이 무산될 경우엔 카드회사들에 다른 수익보전 조치가 불가피하다. 캐시백 무이자할부 등 각종 소비자 혜택이 더 줄어들 게 뻔하다.

혼란의 원인이 된 최저임금 과속정책은 정부가 목표한 ‘저임금 근로자들의 소득 증가’ 효과를 내는 데도 실패했다. 급속한 인상을 감당하지 못한 고용주들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낮은 생산성의 미숙련 근로자들을 대거 해고하면서 취약계층 상당수가 고용시장 바깥으로 밀려나는 날벼락을 맞았다. 카드사들도 수수료율 강제 인하가 발동되자 수천 명의 카드 모집원을 해고하는 조치부터 단행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정책의 폐해는 땜질식 대책으로 돌려막는 것이 아니라, 다시 끼우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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