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왼쪽)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지난 3월 MOU를 체결한 모습.  카카오 제공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왼쪽)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지난 3월 MOU를 체결한 모습. 카카오 제공
카카오와 SK텔레콤의 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동 출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가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했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유티씨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ESG 펀드를 통해 코액터스, 센시, 마블러스 등 ESG 스타트업에 투자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양사는 지난 8월 100억원씩 출자해 총 200억원 규모 ESG 공동펀드를 조성했다. 이번 투자는 총 30억원 규모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반적인 수익성과 성장성 중심의 스타트업 투자와 달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ESG 혁신성에 높은 비중을 두고 투자 대상을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SKT, ESG 스타트업에 공동 투자
코액터스는 청각 장애인이 운행하는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운행 차량 수를 현행 20여 대에서 100대까지 확보해 청각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소득 개선에 기여할 계획이다. 센시는 디지털 문서를 점자로 자동 변환해 점자책 출판 기간을 단축하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마블러스는 유아·아동에게 메타버스 기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SK텔레콤과 함께 ESG 혁신 스타트업 성장을 돕고 이들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용주 SK텔레콤 ESG 담당은 “ESG 분야 스타트업 발굴과 사업 지원부터 투자 및 제휴·협력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2019년 3000억원 규모 지분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지분교환 직후에는 각사 대표 임원이 참여하는 ‘시너지 협의체’를 만들었고,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함께 ‘AI 연구개발(R&D) 협의체’를 꾸리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GPT-3와 같은 초거대 AI 모델을 공동 제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