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유명 가수들이 가상현실(VR)에 푹 빠졌다. VR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에게 생생한 공연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서트, 이제 집에서 VR로 즐긴다
미국의 인기 가수 포스트 말론은 오는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 콘서트를 VR로 실시간 중계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VR 전문업체 오큘러스가 운영하는 앱(응용프로그램) ‘오큘러스 베뉴’를 통해서다. 오큘러스의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 삼성의 ‘기어 VR’ 등으로 관람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실시간 VR 공연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의 동영상 유통 서비스 ‘브이라이브(V LIVE)’는 올해 안에 실시간 VR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기 아이돌 공연이 유력하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일 가상의 3차원(3D)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V라이브 VR’ 앱을 내놨다. 브이라이브는 앞서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생중계하기도 했다.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VR 기기가 잇따라 나오면서 실시간 VR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 나온 VR 기기 대부분 4K(3840×2160)의 해상도와 818PPI(인치당 픽셀 수)를 지원한다. 통신 기술 발달도 VR 콘텐츠가 많아진 요인이다. 네이버의 사내 기업 ‘네이버 V CIC’의 장준기 대표는 “유튜브의 지연성(영상 속 화면과 실제 현장 간의 시간차)은 3~4초 수준인 반면 네이버 브이라이브 4세대(4G) LTE 환경에서는 1초 수준까지 가능하다”며 “5G 환경이 되면 지연성 0초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산업계는 VR 콘텐츠로 수익 다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음악산업 백서’에 따르면 2017~2022년의 음악 공연 시장 평균 성장률은 3.3%에 그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전체 음악산업 성장률 전망치(4.7%)보다 낮다. 그만큼 공연 시장 전망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VR 콘텐츠가 공연 시장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