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브이라이브 오프라인 행사.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브이라이브 오프라인 행사.
네이버의 해외 시장 공략 무기는 동영상과 웹툰 유통 서비스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포털이 아니라 기술 플랫폼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올해로 출시 4년째인 네이버의 동영상 유통 서비스 ‘브이라이브’의 월간 이용자 수는 3000만 명 이상이다. 이 중 해외 사용자 비중이 85%에 달한다. 지난 3년 동안의 이용자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이용자 증가율 649%)과 미국(572%), 아프리카(1177%)에서 큰 증가세를 보였다.

박선영 네이버 V 사내독립기업(CIC) 대표는 “브이라이브는 글로벌 커뮤니티 플랫폼인 ‘팬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십은 연예인을 겨냥한 서비스가 아니다. 자신을 좋아하는 팬이 있는 창작자라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자신의 팬을 위한 멤버십을 직접 설계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할 수 있다. 회원관리 시스템, 라이브 송출 인프라, 글로벌 결제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
지난 2일 첫선을 보인 ‘브이라이브 가상현실(VR)’ 앱 홈 화면.  네이버 제공
지난 2일 첫선을 보인 ‘브이라이브 가상현실(VR)’ 앱 홈 화면. 네이버 제공
가상현실(VR) 분야에도 신경 쓰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일 가상의 3차원(3D)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V라이브 VR’ 앱(응용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앱에서는 브이라이브가 새로 제작한 VR 콘텐츠 20여 종 등 총 100여 개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스타의 공연 생중계를 VR 콘텐츠로 감상할 수 있는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진격의 네이버…"동영상·웹툰 유통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 개척"
네이버의 웹툰 서비스도 해외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100여 개국에서 수익과 이용자 수 1위에 올랐다”며 “세계 네이버웹툰 월간 이용자도 6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는 월 이용자 수가 연평균 71%, 일본에서는 연평균 32%의 증가율을 보였다. 김 대표는 “아마추어 작가용 플랫폼 ‘도전만화’와 비슷한 서비스를 해외에도 똑같이 적용한 뒤 해외 작가풀이 넓어졌다”며 “현지 정서를 잘 아는 외국인이 웹툰 작가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 ‘라인웹툰(네이버웹툰의 미국 서비스명)’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로어 올림푸스’ ‘언오디너리’ ‘우키’ 등을 아마추어 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성공 사례라고 소개했다.

한성숙 대표
한성숙 대표
네이버의 기술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는 네이버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 당면 과제는 자율주행차에 들어갈 서울 주요 도로 고정밀지도 제작이다. 연내에 ‘하이브리드 HD 매핑’ 기술을 활용해 서울 시내 왕복 4차선의 주요 도로 2000㎞ 지도를 완성하는 게 목표다. 하이브리드 HD맵은 고정밀 항공사진과 이동형 매핑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제작한다.

고정밀지도와 각종 센서를 함께 활용해 10㎝ 이내의 위치 차이를 잡아내는 기술도 준비 중이다. 국토교통부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자율주행 차량을 투입해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움직이는 로봇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차도뿐 아니라 실내와 인도에서의 움직임까지 잡아내는 게 목표다.

이른바 ‘브레인리스(뇌가 없는) 로봇’으로 불리는 신개념 로봇 역시 네이버랩스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자체 로봇 플랫폼인 ‘어라운드(AROUND)’에 결합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 작업의 파트너는 미국 퀄컴이다.

네이버랩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A-CITY’다. 다양한 모습의 기계들이 도심 속 공간을 스스로 이동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자율주행차, 로봇들이 질서 있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공간과 상황, 사용자, 서비스 등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물리적 공간을 네이버와 연결하기 위한 도전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