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세계 경제가 기후 변화로 인해 132억달러(약 18조972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보험중개사 에이온은 올해 1~6월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 금액이 총 132억달러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2019~2021년 같은 기간 평균 피해금액의 4.7배에 달한다.

500년 만에 최악으로 평가된 가뭄 탓에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500년 내 최악의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록적인 가뭄은 화력발전 연료를 천연가스에서 석탄으로 전환하려는 독일의 에너지 정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동참한 독일은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끊을 가능성에 대비해 화력발전 연료를 석탄으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라인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석탄 운반 선박의 운항에 차질이 빚어져 화력발전소 가동이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

중국에선 시추안성의 가뭄으로 애플의 태플릿PC 조립 공장과 도요타자동차의 승용차 생산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미국에선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43개 주가 가뭄의 피해를 봤다. 파키스탄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15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