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미 대선 당일 밤 현장 투표와 일부 우편투표 만으로 자신이 이겼다는 판단이 들면 바로 승리를 선언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1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 3명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주 동안 사적으로 이 같은 시나리오를 꽤 상세하게 말해왔다고 액시오스는 설명했다. 또 참모들이 앞서 이러한 전략을 논의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 밤 '조기 승리 선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매체는 보도했다.

미국은 사전투표에 해당하는 우편투표와 조기 현장투표, 그리고 당일 현장투표 3가지 방식으로 선거를 진행한다. 이 중 우편투표 개표 시기와 유효 접수 시기는 주(州)마다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와 펜실베이니아는 선거 당일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의 경우 접수 유효 기간을 며칠 연장했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기록적인 우편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은 선거 당일, 민주당은 사전투표 참여율이 각각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만큼 당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편투표 개표 후 최종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나리오대로 되려면 개표 시간이 빠른 오하이오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아이오와, 애리조나 그리고 조지아에서 공화당이 이기거나 우위를 보일 필요가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며 바이든 후보는 오하이오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조지아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와 아이오와에서만 소폭 앞서 있다.

트럼프의 이른바 '조기 승리 선언'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않겠단 뜻으로, 실제 강행할 경우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