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한 군사 작전에 공식 돌입했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이 시리아 북부에서 ‘평화의 봄’ 작전을 시작했다”며 “역내 안정을 위해 터키 남부 국경 일대에 테러 길목이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 CNN에 따르면 이날 터키 정부의 군사 작전 발표 전부터 터키와 국경을 접한 시리아 북동부 도시 라스 알 아인 일대에선 대형 폭발이 수차례 일어났다. 현지 언론에선 전날부터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족에 대한 포격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터키 일간 사바흐는 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시리아 북부 하사카주의 한 마을에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 부대에 터키군이 포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정부 관계자는 “터키군이 본격 작전 개시를 앞두고 쿠르드족 부대의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시리아 국경 인근 지역을 공습했다”고 설명했다.

터키는 미국에 쿠르드족 공습 계획을 미리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전문 온라인매체 알모니터는 “터키 정부는 8일 미국에 24시간 내에 시리아를 공격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족은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 격퇴 작전에서 미군과 함께 싸워 그간 미국의 동맹으로 통했다. 그러나 지난 6일 미국이 터키와 쿠르드족 간 갈등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터키를 막아줄 ‘방패’를 잃었다는 평이다.

약 4000만 명에 달하는 쿠르드족은 시리아 북동부 터키 국경 인접 지역에 주로 거주한다. 그간 YPG를 필두로 시리아 북동부 일대에 독립국가 건설을 주장해왔다. 터키 정부는 YPG를 테러 집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국경 인근에 쿠르드족 독립국가가 생기면 자국 내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쿠르드족 강경파를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터키 정부는 국경 인근에서 YPG를 몰아내고 ‘안전지대’를 설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