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패퇴 이후 시리아 동북부 지역 안정과 재건을 위해 지역 아랍국들이 자금을 부담하고 아랍군을 결성해 미군을 대체할 방침인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WSJ은 미 관리들을 인용,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이집트 실력자인 압바스 카멜 정보수장에 전화를 걸어 이집트가 이러한 취지의 아랍군 결성에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타진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아랍군으로 시리아 미군 대체 모색
트럼프 행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국들에 시리아 북부 재건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제공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아랍국들이 현지에 병력을 파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또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이러한 구상의 세부 내용이 지난주 미국 등 서방의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 공격을 계기로 드러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그동안 시리아 사태 해결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과 장기간의 노력 등에 불만을 나타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시리아 공격을 발표하면서 자신이 지역의 우방들에 지원금 증액 등 지역안정 확보를 위해 더욱 큰 역할을 해주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2천 명에 달하는 시리아 주둔 미군의 조기 철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구상은 미군 철수로 자칫 IS나 다른 극단주의 이슬람세력이 복귀할 수도 있는 시리아의 안보 공백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실 대변인은 볼턴 보좌관의 이집트 접촉에 대해 논평을 회피했으나 다른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집트는 물론 사우디와 카타르, UAE 등 다른 걸프 아랍국들과도 접촉했음을 시인했다.

중동연구소의 찰스 리스터 선임연구원은 사우디와 UAE가 현재 예멘에 군사적으로 개입해있고 이집트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의 통치권 밖 지역을 방어하는 데 소극적임을 고려할 때 새로운 아랍군 결성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아랍국들은 만약 미군이 현지에 머물지 않을 경우 자국 병력을 파견하는 데 언뜻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리스터 연구원은 지적했다.

시리아에서 미군의 보호막이 없어질 경우 아랍군의 지역안정 역할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