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가격이 지난주 석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소폭 하락했다. 세계 3대 옥수수 생산지인 브라질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7월 만기 옥수수 선물은 지난 3일(현지시간) 부셸(1부셸=27.2㎏)당 4.68달러까지 상승한 뒤 6일 4.48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지난주 옥수수 선물 가격은 지난 1월26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CNBC는 홍수로 인한 브라질의 옥수수 수확 중단이 가격 상승의 최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질은 옥수수 3대 생산국이자 2대 수출국이다. 브라질 최남단 히우그란지두술주(州)에선 지난달 29일부터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히우그란지두술 중심 도시인 포르투알레그리에서는 사흘 만에 258.6㎜의 비가 내렸다. 4월(114.4㎜)과 5월(112.8㎜) 평년 강우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이 지역의 과이바강 수위는 기록적인 대홍수가 발생했던 1941년 4.76m를 넘어 5.33m까지 상승했다.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병충해도 옥수수와 대두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아르헨티나 내 최대 농산물 수출로인 로사리오 항구에서 항만 노동자들이 파업하며 운송 작업이 중단된 것도 가격 상승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곡물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3% 오른 111.2(2014~2016년 평균=100)로 3개월 만에 반등했다. FAO는 옥수수 수출 가격이 유독 상승한 요인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생산 기반 시설 피해로 인한 물류 차질과 대량 수확을 앞둔 브라질의 생산 전망 악화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FAO는 2023~2024년 전 세계 옥수수 소비량이 전년 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어린이날 연휴인 5~6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전남 지역에선 지난 5일 하루 광양(198.6㎜)과 진도(112.8㎜)에서 5월 하루 강수량 기록을 새로 썼다. 같은 날 완도(139.9㎜), 순천(154.1㎜), 보성(186.7㎜), 강진(129.2㎜)에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5월 하루 강수량을 보였다. 제주, 경남 지역에서도 이례적 폭우로 항공편이 결항하고,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올해 한반도는 연초부터 평년보다 유독 많은 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지난 4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281.7㎜로, 평년 평균의 124.3%에 달한다. 문제는 예년에 비해 훨씬 습해진 날씨 탓에 각종 신선식품 가격이 좀처럼 하락 안정 추세로 돌아서지 못 하는 등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겨울철 습했던 날씨와 일조량 부족이 과일·채소 작황에 한꺼번에 악영향을 미쳐 돌아가면서 급등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폭우로 몸살 앓는 세계이런 현상은 한반도에 국한한 것도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최근 전 세계적 폭우로 인해 아프리카 케냐와 남미 브라질의 댐이 붕괴되고, 남중국에서는 고속도로가 산사태에 매몰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두바이에서는 사막의 공항 이착륙장이 홍수로 물에 잠겼고, 호주에서는 광산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최근 수주 새 전 세계적으로 이어진 폭우와 ‘살인 홍수’는 지역·강도 측면에서 모두 예기치 못 한 수준이란 게 WSJ의 설명이다.전 세계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우가 이어지는 건 기록적 이상고온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구가 더워지면 더워질 수록 습도도 높아진다. 공기가 따듯해질 수록 머금을 수 있는 물의 양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두바이의 경우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따듯해지면서 발생했고, 케냐 등 동아프리카 홍수는 인도양의 엘니뇨라고 불리는 '인도양 쌍극자'라는 기상패턴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양 쌍극자는 인도양 서쪽(동아프리카)과 동쪽(호주 인도네시아)의 바다 온도가 번갈아가며 올라가는 현상이다. 전 세계 기온은 최근 10개월 간 연속으로 과거 평균 기온을 웃돌았고, 바다 수온은 12개월 연속 상회했다.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타격이례적 홍수는 글로벌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신선 및 가공식품 가격 불안을 야기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정책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만들고 있다.지난 3일 미국 옥수수 선물 가격은 1월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콩도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핵심 요인으로는 홍수로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의 수확이 중단되고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작물에 질병이 발생한 게 지목된다.한국도 마찬가지다. 사과, 딸기 등 주요 과일과 채소가 올해 내내 번갈아가면서 가격이 치솟은 데엔 지난 겨울 평소보다 많았던 강수량과 적었던 일조량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부터 1년 이상 안정적 가격흐름이 이어졌던 마늘마저도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벌마늘(2차 생장) 피해가 확산해 반등 가능성이 커졌다. 벌마늘은 마늘 한쪽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나와 마늘 쪽이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렇게 되면 마늘 알이 최다 20개 이상으로 늘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벌마늘은 겨울 온도 상승, 잦은 강우로 인한 토양 과습 등으로 발생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상기후는 앞으로도 장기간 식품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인프라 확충 등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야하는데 제대로 된 대비책이 마련돼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스콧 던랩(61·미국)이 악천후로 축소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스(시니어)에서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다.던랩은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 우들랜즈의 더 우들랜즈CC(파72)에서 끝난 PGA투어 챔피언스 인스퍼리티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7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135타로 우승했다. 2위 조 듀란트(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린 던랩은 우승상금 40만5000달러(약 5억5000만원)를 받았다.이번 대회는 1라운드가 폭우로 연기돼 토요일에 1·2라운드가 연달아 진행됐다. 하루에 36홀을 도는 강행군 속에서 던랩은 첫 번째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쳐 7언더파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두 번째 라운드에서 2타를 더 줄여 리더보드의 가장 높은 자리를 지켰다.그러나 일요일에 예정된 최종 3라운드가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취소되면서 던랩의 우승이 결정됐다. 투어는 공식 성명을 통해 “밤새 휴스턴 지역에 영향을 미친 날씨로 인해 대회 3라운드가 취소됐다”며 “규정에 따라 36홀 종료까지 대회 결과가 최종 순위로 결정된다”고 밝혔다.하루에 치른 36홀 경기로 챔피언이 된 던랩은 2014년 보잉 클래식 이후 10년 만에 챔피언스 통산 2승째를 올렸다. 챔피언스는 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하는 시니어 무대다. 그는 “내가 50세가 된 이후로 투어는 더 힘들어졌다”며 “정말 훌륭한 선수들이 50세가 돼 투어에 합류하면서 어려워졌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다시 우승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한국 선수 중에서는 양용은(52)이 위창수(52)와 함께 공동 10위(4언더파)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양용은의 이번 시즌 네 번째 톱10 진입이다. 최경주(53)는 공동 16위(3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