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강행해 늦어도 오는 8월 17일 이전에 집권할 계획임을 시사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메가와티는 7일 인도네시아청년기업인협회(힙미) 모임에 참석, "독립 56주년 기념일인 오는 8월 17일부터는 더 이상 정치적 분쟁이 없을 것이므로 평화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모임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이어 "정치분쟁은 오는 8월 17일 이후에 끝날 것이다. (와히드 탄핵을 위한) 국민협의회(MPR) 특별총회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와히드가 그동안 탄핵이 강행되면 자신의 지지기반인 최대 이슬람단체 나들라툴울라마(NU)와 반대파 사이의 유혈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메가와티는 "(탄핵 결의에도 불구) 어떠한 상황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군은 그들의 임무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혀 폭력사태 발생 시 군을 동원, 치안유지에 나설 계획임을 피력했다. 이번 발언은 MPR내 대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11개 정파가 7일 특별총회 실무위원회를 가동, 와히드에게 소명 연설을 요구하고 대통령 교체를 위한 법적 절차를 마련키로 합의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자신의 집권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를받고 있다. 그녀가 이끄는 최대 정당 민주투쟁당(PDIP)은 와히드 탄핵 뒤 메가와티가 대통령에 순조롭게 등극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다. 시티에라 피에테르스 PDIP 대변인은 "경제 및 안보 분야에서 국민적 부담이 악화되고 위험해진다면 와히드의 실정에 대한 책임 추궁을 위한 MPR 특별총회 개최 시기를 당초 예정보다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8월 1일 예정된 특별총회를 조기에 소집해 청렴정부 구현을 규정하고 있는 MPR 법령과 취임 선서를 위반한데 대한 책임을 물어 와히드의 권력을 박탈한 뒤 메가와티를 대통령으로 지명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PDIP 소식통들은 "와히드가 상징적인 국가원수로 물러앉는 대신에 메가와티가 실질적인 국정운영권을 행사하는 내용의 권력분점안을 수락할 지 여부를 놓고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혀 아직까지 타협안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메가와티는 지난 1일 와히드의 일방적인 개각에 반발, 신임 각료 취임식에 잇따라 불참한데 이어 7일 열린 월례 각료회의도 주재하지 않는 등 사실상 국정참여를 전면 거부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