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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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돈이 들어왔으니 주주 배당도 올려줘야 할텐데요."

지난 5일 조용한 삼양홀딩스 종목토론방이 들썩였다. 삼양홀딩스가 100% 자회사인 삼양이노켐으로부터 배당금 1299억원을 받는다는 소식 때문이다. 삼양이노켐은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면서 그동안 삼양그룹의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지난해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단숨에 삼양그룹 주력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탈바꿈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양이노켐은 오는 22일 1299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삼양이노켐 지분 100%를 보유한 삼양홀딩스가 1299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는 의미다.


삼양이노켐이 배당을 하는 것은 2009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 회사 실적이 출범 이후 들쭉날쭉한 결과다. 2009년 9월 삼양홀딩스 등이 세운 회사다. 군산자유무역지역에 2000억원을 투자해 2012년 연산 15만t 규모의 비스페놀A(BPA) 설비를 준공했다. BPA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의 원료로 쓴다.

삼양이노켐은 BPA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악화로 2010~2016년에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탓에 한때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모회사인 삼양홀딩스는 2014년 삼양이노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출자하기도 했다. 삼양홀딩스가 물심양면 지원한 덕분에 2017년 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636억원, 279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실적은 갈수록 좋아졌다. 실적이 좋아지자 모회사에 배당으로 화답했다.

삼양홀딩스는 이번에 역대급 배당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가 역대 가장 많은 배당을 받은 시기는 2018년으로 886억원에 그쳤다. 삼양홀딩스가 상당한 배당수익을 올렸지만, 주주들이 바라는 만큼 배당액 증액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회사는 역대급 배당수익을 올린 2018년에도 전년(보통주 기준)과 같이 주당 2000원을 배당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