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홀딩스 자회사인 삼양이노켐이 중간배당 1299억원을 지급했다. 삼양이노켐은 삼양홀딩스의 합작 파트너인 일본 미쓰비시상사도 지분을 포기할 만큼 경영 상황이 나빴다. 하지만 지난해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삼양그룹 주력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탈바꿈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양이노켐은 지난 7월 22일 1299억원의 중간배당을 했다. 삼양이노켐 지분 100%를 보유한 삼양홀딩스가 1299억원의 배당금 전액을 받는다는 의미다. 삼양이노켐이 배당을 한 것은 2009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 회사는 2009년 9월 삼양홀딩스와 미쓰비시상사가 각각 80 대 20으로 지분을 출자해 출범했다. 전북 군산자유무역지역에 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5만t 규모의 비스페놀A(BPA) 설비를 2012년 준공했다.

삼양이노켐은 BPA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악화로 2010~2016년에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한때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 회사는 2014년 3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했지만, 미쓰비시는 참여하지 않았다. 미쓰비시가 실권하면서 2015년 말 미쓰비시의 삼양이노켐 지분율은 20%에서 2%대로 하락했다. 지난 5월 미쓰비시는 남은 지분 2%를 삼양홀딩스에 매각하면서 삼양이노켐에서 손을 뗐다.

삼양홀딩스의 뒷바라지를 바탕으로 삼양이노켐은 2017년 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2021년에는 279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실적은 갈수록 좋아졌다. 2020년부터 세계 곳곳에서 풍력발전 설비가 구축되고, 여기에 들어가는 날개(블레이드)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