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내달에도 유가 오르면 유류세 인하 연장 추진할 것"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23일 “최근의 국제 유가 상승세가 오는 3월에도 지속될 경우 당초 4월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 관세 인하조치의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둘째주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에너지 비용이 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자 정부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울산 석유비축기지를 찾아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까지 상승했고 국제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석유류 수급이 더욱 악화하면서 고유가 상황이 심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작년 11월부터 물가안정 조치 중 하나로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한시적 조치로 원래 올 4월 말까지 6개월만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유류세 및 LNG 할당 관세 인하조치 연장과 함께 원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경우에 대비해 원자재 할당 관세 인하폭 및 대상 확대 등도 검토할 방침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우리 기업들의 경영부담이 점점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단기적으로 국내 석유 수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정유사의 원유 수입이 국내 평균 월간 수요인 8000만 배럴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안정적이고, 현재 약 5.6% 수준인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즉시 수입 대체처를 가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약 1억4600만 배럴의 석유저장능력을 활용해 국제에너지기구(IEA) 권고 비축물량인 90일분 대비 약 20%를 초과하는 수준이자 국내 수요 106일분에 해당하는 약 9700만배럴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