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대두단백 생산 글로벌 1위 기업인 CJ셀렉타가 아마존산 대두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두 등의 재배를 위한 무분별한 열대 삼림 벌채가 심각한 환경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서울 면적의 20배에 달하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라졌다
[한경ESG] 이슈 브리핑
CJ셀렉타이ㅡ Deforestation-free 대두 농장 사진 전경 이미지

CJ셀렉타이ㅡ Deforestation-free 대두 농장 사진 전경 이미지


CJ셀렉타는 사료로 쓰이는 농축대두단백 생산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이다. 브라질 기업인 셀렉타는 지난 2017년 식품 소재 분야에 선제 투자를 한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뜻에 따라 CJ 계열사가 됐다.

그런 셀렉타가 지난 4월, 돌연 아마존 삼림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마존산 대두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이번 선언에 따라 오는 2025년을 목표로 대두 약 40만 톤을 아마존 삼림지역이 아닌 곳에서 구매한다. 이는 CJ제일제당이 식품과 바이오 사업을 위해 연간 구매하는 대두 170만 톤 중 약 25%에 이르는 규모다.

CJ셀렉타는 대두 생산을 위해 무분별한 벌채를 하거나 화전경작을 함으로써 일어나는 생태계 파괴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CJ셀렉타는 브라질 내 농축대두단백 주요 업체들과 협의체를 결성해 아마존 외 브라질 지역 농민에게 종자 보급, 자금 등을 지원, 수확한 대두를 전량 구매하는 ‘종자 프로젝트(Seed Project)’를 시행하고 있다.

매 시간마다 축구장 1000개의 숲이 사라진다

CJ셀렉타의 이 같은 결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산림 보호에 대한 요구 때문이다. 실제로 열대 삼림 벌채의 주요 원인으로 대두·야자유 생산과 소 방목이 꼽힌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사료에 주로 쓰이는 콩의 수요가 늘어나며 전 세계 대두 생산량은 1950년대 이후 1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1990년과 2010년 사이에 대두 생산에 사용된 토지는 4200만 에이커(워싱턴주 크기)에서 1억1400만 에이커(캘리포니아주보다 더 큰 크기)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브라질 정부는 ‘개발 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전체 토지의 65%에서 80%까지 삼림 벌채를 허용하는 식으로 아마존 삼림 벌채 문제를 묵인해 왔다. 세계산림감시(GFW)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은 지난해에만 서울 면적의 20배에 달하는 170만 헥타르가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식품 기업들은 아마존 삼림 벌채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지난 2019년 네슬레, 테스코, 월마트, 유니레버, 맥도날드 등 거대 기업들은 공급업체들에 브라질 세라도 지역에서 삼림 벌채를 야기하는 대두 거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1월 미국 식품 회사 카길을 통해 대두를 수입해 공급받고 있는 네슬레는 “우리가 쓰고 있는 농산물의 90%를 지속 가능하다고 인정받기 위해 브라질산 대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압박 속에서 CJ셀렉타도 대두 생산 1위 기업으로서 환경 관련 비판을 피하기 위해 아마존 삼림 훼손을 선제적으로 중단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실제로 삼림 벌채의 영향은 엄청나다. 가장 큰 문제는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의 손실이다. 아마존은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중요한 탄소 저장고다. 숲이 무너지면 더 많은 탄소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고, 나무들이 방출된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1990년과 2016년 사이에 130만
의 숲이 사라졌다. 이는 남아프리카보다 더 큰 면적이다. 1990년부터 매 시간마다 축구장 1000개 크기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고 세계은행은 경고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약 17%가 지난 50년 동안 파괴됐으며 이는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투자자들, 삼림 벌채 기업에 투자 중단 선언 잇따라

최근 잇따른 기업들의 환경보호 활동은 투자자들이 삼림 벌채와 자연 생태계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악사자산운용은
야자유 생산 기업에 대해 삼림 벌채와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도록 투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악사자산운용은 산림 관련 기업 공정 프로젝트(CDF Forest)를 추진해 야자유, 대두, 목재 생산과 소 축산 관련 기업과 협력을 통해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자연자본(natural capital)에 관한 우리의 접근’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에 삼림 파괴와 생물 다양성 손실을 막고 해양 및 담수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삼림 벌채 금지 정책 및 생물 다양성 전략을 공표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기업과 투자 업계의 변화는 지난 6월 4일 자연의 날을 맞아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NFD, 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가 발족하면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TNFD는 기존에 출범한 기후변화에 초점을 둔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와는 달리, 생물 다양성과 산림 및 자연을 자연자본(natural capital)으로 보고 이를 지키는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TNFD는 기업에 대한 금융 투자가 생물 다양성을 복원하는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2023년까지 자연과 관련된 위험을 기업들이 보고할 수 있도록 프레임워크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생물 다양성 관련 최소순손실을 이루고, 생물 다양성을 위해 205만 종까지 순증 가능한 체계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지난 6월 11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모인 각국 정상들은 TNFD 지지를 선언하고 생물 다양성 보호와 산림 벌채 중단, 해양 쓰레기 투기 및 불법 야생동물 남획을 중단하는 데 동의했다.

증가하는 공급망 이슈

CJ셀렉타의 선언은 자연보호 및 인권보호와 관련한 공급망 이슈도 고려하고 있다. 협력업체가 환경을 파괴하거나 인권 착취 정황이 발견될 경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6월 G7 정상회담에서는 강제노동과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진 중국 신장 위구르지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것에 대해서도 다뤄졌다. 신장 위구르지역에서 면화를 공급받아 온 의류 제조사 H&M, 스페인 인디텍스는 강제노동을 중단하라는 인권단체의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H&M은 이미 공급망 이슈와 관련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산림 벌채 논란과 관련해서다. 브라질산 소가죽 등을 수입해 온 H&M은 지난 2019년 공급되는 가축이 삼림 벌채 지역을 통해 사육되거나 공급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때까지 브라질 생산자로부터 가죽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팀버랜드와 반스 신발을 생산하는 VF코퍼레이션도 같은 이유로 브라질산 가죽을 쓰지 않을 것이라며 동참했다.

최근 네슬레, 테스코, 월마트, 유니레버, 맥도날드 등 글로벌 업체들이 아마존 삼림 보호와 생물 다양성 보호에 특히 관심을 쏟는 것은 공급망 이슈를 고려한 행보이기도 하다. 네슬레는 86여 개 국가의 공급망을 대상으로 인권 영향 평가를 실시하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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