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은 가계·부동산 중심의 자금 흐름을 기업과 혁신산업으로 재배치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을 극복하려는 금융 시스템 전환 전략이다. ESG를 결합해 지속가능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자본시장 활성화와 기업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경ESG] 스페셜 리포트
한국 경제가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금융의 역할에도 근본적인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과거에는 자금의 공급 규모가 성장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자금이 어디로 흐르는지가 더욱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생산적 금융’은 단순한 정책을 넘어 자본 배분 구조를 재편하는 경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생산적 금융1: 자본 재배치 시대’ 보고서에서 생산적 금융을 자본의 흐름 자체를 바꾸는 구조적 시도로 정의했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과 결합되면서 금융이 단순 성장 중심에서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유동성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기업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반영한 진단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가계와 부동산 중심으로 신용이 확대된 반면, 신산업과 장기·위험자본 공급이 부족했다.
자본 재배치와 ESG 결합… 금융 패러다임 변화
생산적 금융은 기존의 안전자산 중심 자금 흐름을 생산적 투자 영역으로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ESG 기준을 반영함으로써 단순한 성장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성장 체계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금융 시스템은 담보 중심의 보수적 구조로 인해 자금이 부동산과 기존 산업에 집중되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생산적 금융은 이러한 자금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보고서는 금융의 실물 중개 기능이 약화됐다고 평가하며, 자금이 생산적 영역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혁신 기업이나 신산업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고, 경제 전반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생산적 금융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을 보다 생산적인 분야로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ESG 관점이 결합되면서 금융의 기준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환경 측면에서는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산업 투자 확대가 요구되며, 사회 측면에서는 기업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산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한 과제로 지목됐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자금 투입과 성과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책임 있는 금융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생산적 금융을 ‘생산적 자원 배분을 위한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협력 과정’으로 정의하며, 이는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반의 질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생산적 금융은 자본의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ESG 기준에 따라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를 재정의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기업 투자 확대와 자본시장 활성화… 성장 구조 재편
생산적 금융의 핵심은 기업 투자 확대를 통해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업 투자는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는 요소로, 경제 성장의 기반을 형성한다. 보고서는 “가계에서 기업으로 신용이 이동할 경우 잠재성장률이 상승할 수 있다”며 “금융 구조의 변화가 실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현재 한국의 금융 구조가 가계 중심으로 자금이 쏠려 있으며, 이는 기업 투자 위축과 혁신산업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생산적 금융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금융 수단을 활용한다. 직접 지분 투자, 정책 펀드, 인프라 투자, 초저리 대출 등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의 대출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자본시장 기반 금융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특히 ESG 관점에서 기업 투자는 더욱 중요해진다. 친환경 산업, 바이오·헬스, 디지털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경제적 수익을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진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적 금융은 금융 시스템의 변화를 넘어 산업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생산적 금융이 가져오는 가장 큰 변화로 금융의 역할을 지목했다. 기존 단순한 자금 중개자를 넘어 이제는 기업 성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파트너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가 일정 부분 투자 위험을 분담하는 구조 역시 초기 위험이 높은 산업에 대한 장기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금융이 기업금융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금융이 자금 전달 기능을 넘어 산업 성장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은 국가가 일정 부분 위험을 분담하는 구조가 특징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국가 자본주의 2.0으로의 전환”이라고 짚었다. 국가가 기업 투자 리스크를 함께 부담하는 새로운 금융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ESG 관점에서도 필수적인 변화로, 환경 기술이나 사회 혁신 산업과 같이 초기 위험이 높은 분야에 대한 장기 투자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금융은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시장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고서는 “금융이 보조 수단이 아닌 핵심 전략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금융이 경제 성장의 결과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성장 자체를 만들어 내는 주체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본시장 활성화… ESG 투자 생태계 구축
생산적 금융의 또 다른 축은 자본시장 활성화다. 이는 ESG 투자 확대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기업의 은행 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직접금융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금융 시스템은 은행 중심 구조로 인해 장기 투자와 고위험 투자가 제한되는 한계를 갖고 있다. 반면 ESG 투자는 장기적 자본 투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본시장 기반 금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벤처 투자와 인수합병(M&A) 시장의 활성화 는 산업 성장의 핵심 요소라고 지목했다. 자금이 투자되고 회수된 뒤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때 지속가능한 금융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의 최종 목표를 “혁신 활동의 양적·질적 확대”로 제시하며, ESG 금융이 단순한 투자 트렌드를 넘어 경제 구조 전환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적 금융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성장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시도로 평가된다. 자본을 보다 생산적인 영역으로 이동시키고, 기업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ESG 관점이 결합되면서 금융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환경 문제 대응, 사회적 가치 창출, 책임 있는 지배구조 확립은 이제 금융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로 부상한 것이다.
보고서는 생산적 금융의 본질을 “금융 시스템 구조 개혁”으로 규정하며, 이는 자본의 흐름을 재설계하고 ESG를 통해 그 방향을 정교화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