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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장 레터] '낡음'을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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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장 레터] '낡음'을 허물다
    서울 도심의 터줏대감 같던 서소문고가차도가 최근 철거에 들어갔습니다. 1966년 6월에 개통돼 내년이면 건설 60년을 맞는 서소문고가차도는 서울시 고가차도 중에서도 최고 선배 격이라고 하네요.

    산업화가 한참이던 1970년대의 고가도로(차도)는 근대화의 상징이었습니다. 도심의 주요 지점을 끊김없이 연결하는 동맥 같은 역할을 했죠. 특히 서소문고가차도는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경의선 철로에 놓인 건널목으로 인해 차량 흐름이 자주 끊기는 것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환갑을 앞둔 이 고가차도는 교각 콘크리트 탈락(2019), 바닥판 붕괴(2021), 보 손상(2024) 등 끊임없이 안전문제가 지적돼왔고, 결국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철거 공사는 약 8개월간 진행돼 내년 5월에 완료할 예정이며, 이후 신설 공사에 착수해 오는 2028년 2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공사 기간 중에는 상당한 불편함도 예상됩니다. 하루 4만 대 이상 차량이 오가던 고가차도가 사라지면서 버스 노선이 변경되는 등 차량 통행의 흐름이 싹 바뀔 테니까요. 익숙했던 편안함과의 결별인 거죠.

    서울시의 랜드마크로 불리던 삼일고가도로가 2003년에 철거되고, 2014년에는 서울 최초의 고가도로로 불리던 아현고가차도가 철거되는 등 서울시의 모습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차량의 흐름을 중요시하던 도시설계 트렌드가 보행자와 대중교통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전환된 영향도 크다고 하네요. 실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긴 뒤 도로 중앙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고가도로의 존재는 대중교통의 흐름을 막는 걸림돌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익숙하고 견고하지만 허물어야 하는 낡음은 곳곳에 존재합니다. 최근 상법 개정과 맞물려 강하게 변화의 압박을 받고 있는 기업의 거버넌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주주 충실의무 대상 주주로 확대,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의 현안은 아직까지도 설전이 뜨겁습니다. 방법론에 다소 이견이 있지만, 방향은 분명해 보입니다. 글로벌 흐름에 맞는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와 기업가치 제고라는 목표죠. 국내 기업의 거버넌스 개혁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주식시장 저평가의 굴레를 벗어던질 핵심 과제로도 지목되고 있으니까요.

    〈한경ESG〉는 10월호 커버 스토리 ‘거버넌스 빅뱅’에서 상법 개정 이슈가 불러온 국내 기업의 거버넌스 변화,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취약점과 개선 방향, 일본 등 글로벌 기업의 거버넌스 개혁 방향과 시사점 등을 살펴봤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낡음을 대체할 거버넌스 개혁의 키워드도 제시해봅니다.

    글 한용섭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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