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 현지 피해 조사 보고서 발표
환경단체 "LG화학 인도 가스누출 참사 4년…13명 추가 사망"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20년 LG화학 인도 공장의 가스누출 사고 이후 인근 주민 최소 13명이 추가로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사고 현장을 방문해 주민 피해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2020년 5월 인도 남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州) 비샤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LG화학 인도법인) 공장에서는 스타이렌 가스가 누출돼 인근 주민 12명이 목숨을 잃고 585명이 다쳤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지난해 5월 사고 현장 인근에 사는 61가구 273명을 면담한 결과 주민 대다수가 호흡기 질환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피부 발진 등 만성적 건강 피해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예용 센터 소장은 인도 현지에서 LG화학 사고를 '제2의 보팔 참사'로 규정하고 있다며 회사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보팔 참사는 1984년 마디아프라데시주 보팔의 미국 살충제 공장에서 일어난 가스 누출 사고로 인명 피해만 3천800명에 달한다.

최 소장은 "인도 정부가 사고 당일 피해만 지원할 뿐 이후 후유증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며 "LG화학 또한 인도 법정에서 재판이 끝난 뒤에야 대응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조사를 함께한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는 "부식성이 강한 에어로졸(공기 중 부유 입자)이 마을을 덮치면서 다양한 유해 물질이 폐에 들어가 오랫동안 남아 지연된 건강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사고와 질환의 인과관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전문가로 구성된 판정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LG화학 관계자를 만나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체 조사 보고서를 전달하고 중·장기적 추적 조사와 즉각적 피해 보상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