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주가조작' 주범 도피 도운 운전기사 징역형 집유
6천6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 이모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운전기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당우증 부장판사)는 5일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정모(55)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이씨를 추적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도피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점 등을 비춰보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국가의 정당한 형벌권 행사가 이뤄지지 못할 위험이 발생한 점도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범행을 전부 자백·반성하고 있고, 운전기사로서 이씨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지위에 있던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수사망이 좁혀오던 지난해 10월 자취를 감춘 이씨의 도피를 돕고 수사기관의 추적을 어렵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밀항 브로커에게 4억8천만원을 건네고 해외 도피를 시도하다가 지난 1월 제주도 해상에서 해경에 체포됐다.

검찰은 주가조작 일당이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30여개 증권계좌를 이용해 시세조종 주문을 내 영풍제지 주가를 상승시켜 총 6천616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시세조종 세력과 범인도피 조력자 등 16명을 재판에 넘겼다.

혐의를 모두 인정해 이날 형이 선고된 정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재판은 오는 12일 이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