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TUDIO X+U·MBC 다큐멘터리 '그녀가 죽였다' 예고 영상
/사진=STUDIO X+U·MBC 다큐멘터리 '그녀가 죽였다' 예고 영상
유영철, 강호순보다 사이코패스 진단 점수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엄여인' 엄인숙의 얼굴이 공개됐다.

엄인숙은 보험설계사 출신으로 2000년부터 5년 동안 보험금을 타 내려 총 10명을 대상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인물.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특히 가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최악의 패륜아, 사이코패스로 꼽힌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보험설계사로 잠시 일했는데, 이후 2번의 결혼에서 남편 2명을 모두 약을 먹여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어머니와 오빠를 실명하게 해 보험금을 타내려 방화까지 했다. 당시 엄인숙이 가입한 친오빠의 보험 중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상해 항목이 '실명'이라는 점에서 철저히 보험금을 노린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가사 도우미의 집에 불을 질러 그의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도 있다.

가족과 지인을 살해하고 상해를 입히며 수억원의 보험금을 받았지만, 엄인숙은 대부분의 돈을 명품 구입, 피부관리 등 유흥에 탕진하고 자신이 거짓으로 꾸며낸 이력과 함께 상대방의 환심을 사는 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엄인숙의 범행은 그의 동생이 "누나 주변에는 안 좋은 일들만 생긴다"며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다"고 경찰에 털어놓으면서 밝혀졌다.

엄인숙은 160cm 중반이 넘는 키에 나긋나긋한 말씨로 주변에서는 범행을 상상조차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담당한 형사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당시 동료들도 연예인을 많이 봤지만, 저런 미인은 처음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5년 동안 엄인숙이 저지른 범죄는 존속 상해죄, 방화치상, 강도사기 등 10가지 항목 24가지 혐의로 알려졌다. 이 중 방화치사상, 중상해 등 9가지 혐의와 관련해 유죄가 인정돼 2004년 10월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고, 2006년 12월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진행된 반사회성 성격장애 테스트에서 40점 만점에 40점을 맞아 심각한 사이코패스로 확인됐다. 엄인숙의 정신 감정 검사에 참여했던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40점 만점에 25점 이상이면 위험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며 "유영철이 37점, 강호순이 38점이다. 엄인숙은 40점에 육박할 것이라고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충격적인 범죄 혐의에도 그동안 엄인숙의 신상정보는 비공개돼 한동안 '엄여인'으로만 불려왔다. 범죄자들과 달리 그의 얼굴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엄인숙의 얼굴은 29일 공개된 한 다큐멘터리 예고편을 통해 선보여졌다. 엄인숙의 얼굴이 공개된 건 그의 범죄가 세상에 드러난 지 19년 만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