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첫 유아교육 실태조사…유치원 다니는 이유 "전인발달·초등 준비"
외벌이 평균 3시54분·맞벌이 4시28분 하원…방과후 참여율, 체육·영어 높아
교사 근무시간은 일평균 9시간18분…사립유치원 급여 월 284만원
유치원 학부모부담 평균 17만원…"양질의 교육엔 추가지출 의향"
유치원 학부모들이 정부 지원금 외에도 유치원에 월평균 17만원가량을 더 내고 있지만, 학부모 대다수는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추가로 돈을 낼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치원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도 방과후 과정 확대와 교육내용 다양화 등 교육의 질을 높이는 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의 근무시간은 평균 9시간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일에 대한 보람이 큰 반면, 급여수준과 복지여건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1일 교육부가 녹색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에 제출한 '2022년 유아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2천41개 유치원과 교사 2천명·학부모 3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2021년 유아교육법을 개정하면서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5년마다 실태조사를 하도록 정했다.

이번 조사는 2017년 시범 조사에 이후 실시된 첫 본조사다.
유치원 학부모부담 평균 17만원…"양질의 교육엔 추가지출 의향"
◇ "교육비보다 '교육의 질'이 문제"…공·사립 학부모 부담금 편차
학부모 대상 조사를 보면 자녀가 현재 다니는 곳에 취원한 연령은 평균 3.6세였다.

유치원에 다니기 전에는 어린이집(87.2%)을 다닌 경우가 대다수였다.

유치원에 다니는 가장 큰 이유로 학부모들은 '아이의 전인 발달을 위해'(52.7%)라고 응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초등학교 준비교육을 위해'(21.6%)가 뒤를 이었다.

등원시간은 평균 오전 9시 2분, 하원시간은 평균 오후 4시 17분이었다.

맞벌이 가구 자녀는 평균 오후 3시 54분, 외벌이가구 자녀는 4시 28분 하원해 외벌이가구 자녀가 34분 일찍 집에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금 외에 방과후 특성화 프로그램을 비롯해 부모가 유치원에 별도로 지출하는 월평균 비용은 총 17만2천원이었는데 공립유치원은 5만2천원, 사립유치원은 22만4천원으로 차이가 컸다.

월평균 별도 지출비가 85만원에 이르는 사례도 있었다.

부모의 유치원 이용 비용 부담 정도를 5점 척도(5점: 매우 부담됨, 1점: 전혀 부담되지 않음)로 분석해보니 평균 2.30점으로 나타났다.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38.1%로 가장 높았고, '적당함'이 33.0%였다.

양질의 교육을 위해 교육비 추가 지출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80.5%가 그렇다고 답했고, 지출할 의향이 있는 평균 비용은 14만6천원이었다.

방과후 과정을 이용한다고 답한 학부모는 85.3%였다.

그 이유로는 외벌이가구의 경우 '특성화 프로그램 이용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52.4%로 가장 많았고, 맞벌이가구는 '가정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가 37.6%로 제일 높게 나타났다.

특성화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많이 참여하는 수업은 체육(66.6%)과 영어(61.6%)였는데 실제로 자녀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도 영어(27.5%)와 체육(21.5%)을 꼽은 이들이 많았다.

지금 유치원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는 '방과후 과정 확대'(21.3%), '교육내용 다양화'(19.1%), '노후시설 정비'(18.8%)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교육비 인하'는 8.2%로 비교적 적었다.

유아교육 발전 방안에 대한 찬성도도 4점 척도(4점: 매우 긍정적, 1점: 매우 부정적)로 조사했는데 만 5세 의무교육과 만 4세 의무교육에 대해 학부모들은 각 3.32점과 3.13점으로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유치원 무상교육(3.50점), 방과후 과정 확대(3.46점), 유·초 교육과정 연계 강화(3.42점)도 찬성도가 높았다.

이에 비해 만 3세 의무교육(2.97점)과 유보통합(2.83점)의 경우 상대적으로 찬성도가 낮았다.
유치원 학부모부담 평균 17만원…"양질의 교육엔 추가지출 의향"
◇ 교사 급여 만족도 낮고 업무 피로도 높아…유보통합 호응 저조
교사의 경우 호봉을 적용 받는 비율은 58.8%, 적용받지 않는 비율은 41.2%로, 호봉을 적용받지 않는 교사는 대부분 사립유치원 교사였다.

사립유치원 교사의 급여는 2021년 기준으로 기본급 196만원과 평균 수당 87만5천원 등 총 283만5천원이었다.

설립 유형별로는 사립법인 유치원이 306만7천원, 사립 사인유치원이 279만8천원이었다.

하루 총 근무시간은 평균 9시간 18분이었는데 공립은 8시간 59분, 사립은 9시간 27분으로 사립유치원 교사의 근무시간이 더 길었다.

사립유치원 교사 가운데 출산휴가가 가능하다는 응답은 37.8%, 육아휴직이 가능하다는 응답은 23.0%로 낮았다.

근무만족도를 4점 척도(4점: 매우 만족, 1점: 매우 불만족)로 봤을 때 일에 대한 보람(3.20점)이나 인적 환경(3.19점)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었지만, 휴가를 비롯하 복지여건(2.67점)과 급여수준(2.68점)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졌다.

유아교육 발전 방안에 대한 교사들의 찬성도(4점 척도)를 보면 방과후 과정 확대(2.85점)와 유보통합(2.15점)에 대한 시각이 가장 부정적이었다.

연구진은 "사립유치원의 경우 자체 급여체계를 적용하거나 심지어 최저시급을 적용하는 사례가 있고, 교사 경력을 제대로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라며 "실질임금 인상을 위한 사립유치원의 인식 개선과 부처의 지도감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학부모와 관련해서는 "(유치원 이용) 비용 지원과 더불어 양질의 교육을 위한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양질의 프로그램을 가까운 곳(유치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유치원에서 충분한 초등 연계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