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일문학과 전공 첫 수업서 "원어민이라 높은 학점 못 줘"
"일본인 입학 제한·성적 차등 사전 안내 없어"…대학 측 "관행"
학생 일본인이잖아…꿈 좇아 유학 온 국립대 첫수업서 국적차별?
충남대학교로 유학 온 일본인 여학생이 입학 후 첫 수업에서 부당한 학사 안내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충남대 일어일문학과로 편입학한 A(26)씨는 지난 4일 첫 전공수업 도중 담당 교수로부터 A학점 이상을 줄 수 없다는 훈계를 들었다.

일본 국적자인 A씨가 한국인 학생들과 함께 일본어 회화 수업을 듣는 것은 출발점이 다르고 형평성에 어긋나니, A씨가 아무리 열심히 수업을 듣고,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받는다고 해도 높은 학점을 주기는 어렵다는 취지였다.

A씨는 편입학전형 당시 국적에 따른 지원 제한이 없었고, 외국인 유학생의 성적 차등 관련 교칙도 없다고 교수에게 말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제가 면접을 안 봤으니 그러면 거기 가서 말하라"였다.

학과 사무실에도 문의했지만 '학생 1년 있다가 돌아가는 거냐? 원어민 학생에게는 원래 고학점을 주지 않았다.

규칙까지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을 좋아한 A씨는 한국에 살면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좇아 뒤늦은 유학을 결정했다.

한국 대학 학위가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대학원 진학까지 염두하고 충남대에 합격했지만, 현재 자퇴를 고민하고 있다.

A씨는 "학교는 일어일문학과 학생 선발 당시 일본인 지원 제한을 하거나 관련 안내를 하지 않았다"며 "비전공 편입이라 남은 78학점을 일본어 전공으로만 들어야 충남대 졸업이 가능해 선택할 수 있는 과목도 거의 없다.

일본인이라 노력 여부와 관계없이 합당한 성적을 못 받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A씨의 친구는 "단기 교환학생이나 방문 학생도 아니고, 졸업해야 하는 충남대 본교 학생"이라며 "차라리 한국인 학생과 형평성의 재고를 위해 추가 평가 기준을 두거나, 추가 시험을 치르게 하겠다는 제안도 아니고, 일본이라서 무조건 낮은 성적을 줄 거라는 응대는 국적 차별로밖에 안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충남대 측은 "해당 수업은 2학년 전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급 일본어 회화 과목으로 원어민이자 3학년인 A씨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강의 목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최고점인 A+를 줄 수 없다고 안내된 것"이라며 '국적 차별'이 아닌 학생 실력에 따른 '구분'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소속 학과에서 설강한 교양과목은 전공자가 듣지 못하거나, 1학년 수업을 고학년이 수강할 시 학점 불이익을 준다고 수업 첫 시간에 안내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