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이겨 정당민주주의 꽃 이뤄"…검찰 "여전히 증거인멸 우려"
먹사연 전 사무국장 "宋 운전기사 심부름 시키고 월급 내줘" 증언
송영길, 보석 요청하며 "조국도 창당해 활동…나는 못 하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기소된 송영길(60)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의 형평성을 들어 재판부에 보석 허가를 호소했다.

송 전 대표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보석 심문에 수의를 입은 채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조국 전 장관은 2심에서도 실형이 나왔는데도 법정 구속이 안 돼 창당하고 활동한다"며 "저는 1심 선고도 안 나고 무죄를 주장하며 싸우는데 오늘 창당(소나무당)하고도 활동을 못 하는 점에서 수긍이 안 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재판부가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구속을 하지 않은 점과 구속된 자신의 처지를 비교한 것이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선거는 4년 동안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라며 "25년 정치 인생을 결산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정치인의 사회정치적 생명은 국민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이 이를 박탈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지 재판장이 잘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이 불거진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당선된 것에 대해 "어느 계보에도 속하지 않고 정치를 하면서 친문 후보인 홍영표를 이김으로써 정당 민주주의의 꽃을 이뤘다고 자부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무죄 주장은 근거가 없고 적용된 혐의는 10년 이상까지 선고될 수 있다"며 "증거인멸이 심각하게 우려되므로 보석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고인은 옥중에서 창당하고 출마 의사를 밝히는 등 구속 수감 중인데도 정치적 영향력은 아직 상당하다"며 "이런 활동은 주요 증인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되고, 접촉해서 회유할 경우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송 전 대표는 "윤석열 정권에서 검찰이 얼마나 막강한데 제가 심리적 압박을 준다고 하느냐"며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 관련자 7명 중 2명이 수사 과정에서 죽었다"고 재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비교하며 (보석 허가 여부를)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총 6억6천5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당 관계자에 살포하고 외곽조직인 사단법인 먹사연을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천3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구속기소됐다.

이날 보석심문에 앞서 진행된 공판에서는 먹사연이 그의 운전기사의 월급을 1년 가까이 대신 내줬다는 증언도 나왔다.

증인으로 출석한 먹사연 사무국장 A씨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송 전 대표의 운전기사인 B씨에게 먹사연 자금으로 돈을 준 적이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있다"고 증언했다.

A씨는 "박용수 보좌관(구속기소)이 의원실 티오(TO·정원)가 없으니 먹사연에서 밥만 먹여달라고 해서 최저시급에 맞춰 독단적으로 월 100만원인가 150만원을 줬다"고 했다.

검찰이 "B씨 급여는 송 전 대표가 내야 하는 돈이 아니냐"고 지적하자 A씨는 "아니다.

행정적으로 책임진다면 제가 책임지는 것으로, 먹사연 심부름도 시키고 일도 가르쳤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