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제2의 마틴루서킹'될까…NYT "전세계 분노 부른 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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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혀 온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47)의 수감 중 돌연 사망으로 국제사회가 들썩거리고 있다.
외신에서는 그를 암살당한 미국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1929∼1968) 목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철폐를 이끈 넬슨 만델라(1918∼2013) 전 남아공 대통령에 견주는 의견까지 나오면서 그의 사망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안보분야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 개막일인 지난 16일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회의 분위기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성토장으로 확 바뀌었다.
그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비보 속에서도 예정에 없던 연설에 나서 세계 지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참석자들의 기립박수 속에 연단에 선 율리아는 "푸틴과 그 주변의 모든 사람, 푸틴의 친구들, 그의 정부는 우리 나라와 내 가족, 내 남편에게 저지른 짓에 대해 책임지게 되리라는 것을 알기 바란다"면서 "그날은 아주 곧 올 것"이라고 밝혔다.
나발니는 16일 러시아 최북단 지역으로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가 2020년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졌다가 2021년 1월 러시아로 귀국을 선택하자 많은 이들이 이미 이런 사태를 우려하기는 했지만, 그의 사망 소식은 여전히 충격이라고 NYT는 전했다.
아무리 잔혹하고 억압적인 정부라도 나발니처럼 세계적으로 알려진 반대파 인사를 '순교자'로 만들기보다는 살려두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사망 소식에 세계 각지에서 나발니를 추모하는 발언과 추모 꽃다발이 쏟아지는 등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국내에서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32개 도시에서 나발니 추모 행사에 참석한 시민 400명 이상이 끌려가 구금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인권단체를 인용해 전했다.
이에 푸틴 정권을 비판해온 인사들은 그의 사망이 사람들을 깨어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러시아 내 인권탄압 반대 운동을 펼쳐 온 영국 금융계 인사인 윌리엄 브라우더는 "알렉세이 나발니는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사랑받아왔으며, 살인자에 의해 목숨을 빼앗긴 인물이 됐다"면서 그를 킹 목사에 견줬다.
그는 "이는 고전적인 '선 대(對) 악'의 이야기다.
이런 유형의 상징과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하찮은 옥신각신을 훨씬 뛰어넘는 반향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2012∼2014년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지낸 러시아 전문가 마이클 맥폴은 나발니를 만델라 전 대통령에 비유하며 자신이 직접 지켜본 뮌헨안보회의 현장에서 그의 사망에 따른 충격이 뚜렷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맥폴 전 대사는 "내가 미 의원들, 전직 미국·유럽 관리들과 접한 결과 끔찍한 나발니 살해가 푸틴의 잔혹성을 무시하기 훨씬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나발니의 사망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둘러싼 미 의회 내 논란의 분위기를 바꿀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의 사망이 실제로 킹 목사 암살 사건 같은 반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며, 러시아 내의 장기적 영향을 예상하기도 어렵다고 NYT는 지적했다.
그간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인사들이 줄줄이 의문사하거나 혹독한 탄압을 받은 가운데 러시아 야권의 지지 기반은 취약해졌으며, 그를 대체할 인물도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맥폴 전 대사는 나발니에 대해 "독특한 카리스마가 있는 야당의 인기 지도자였다"면서 "아마 그의 부인을 빼면 그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을 것이 분명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나발니는 북극권의 혹한이 몰아치는 교도소의 극한 환경에서도 편지로 아내에게 농담을 보내는 여유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 지난 달 재판에 온라인으로 출석, 농담으로 판사가 웃음을 터트리게 만들고 오는 3월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촉구하는 등 꿋꿋한 모습을 보였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이날 전했다.
그는 자신을 반체제 인사라기보다는 미래의 러시아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정치인으로 여겨지기를 선호했으며, 이 때문에 체포될 것을 알면서도 러시아 귀국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2021년 1월 귀국하고 곧바로 체포된 지 이틀 뒤에 자신이 이끄는 '반부패재단'을 통해 푸틴 대통령을 위해 지어진 흑해 연안의 거대 리조트 시설을 무인기(드론)로 촬영한 2시간 분량의 영상을 유튜브로 깜짝 공개, 정권 측에 '한 방'을 날리기도 했다.
나발니는 숨지기 전까지 귀국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푸틴 체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동료 수감자들과 교도관들에게 계속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는 지난 달 교도소에서 보낸 편지에서도 "푸틴주의 국가는 지속할 수 없다"면서 "어느 날 우리가 살펴보면 그는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외신에서는 그를 암살당한 미국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1929∼1968) 목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철폐를 이끈 넬슨 만델라(1918∼2013) 전 남아공 대통령에 견주는 의견까지 나오면서 그의 사망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안보분야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 개막일인 지난 16일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회의 분위기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성토장으로 확 바뀌었다.
그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비보 속에서도 예정에 없던 연설에 나서 세계 지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참석자들의 기립박수 속에 연단에 선 율리아는 "푸틴과 그 주변의 모든 사람, 푸틴의 친구들, 그의 정부는 우리 나라와 내 가족, 내 남편에게 저지른 짓에 대해 책임지게 되리라는 것을 알기 바란다"면서 "그날은 아주 곧 올 것"이라고 밝혔다.
나발니는 16일 러시아 최북단 지역으로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가 2020년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졌다가 2021년 1월 러시아로 귀국을 선택하자 많은 이들이 이미 이런 사태를 우려하기는 했지만, 그의 사망 소식은 여전히 충격이라고 NYT는 전했다.
아무리 잔혹하고 억압적인 정부라도 나발니처럼 세계적으로 알려진 반대파 인사를 '순교자'로 만들기보다는 살려두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사망 소식에 세계 각지에서 나발니를 추모하는 발언과 추모 꽃다발이 쏟아지는 등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국내에서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32개 도시에서 나발니 추모 행사에 참석한 시민 400명 이상이 끌려가 구금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인권단체를 인용해 전했다.
이에 푸틴 정권을 비판해온 인사들은 그의 사망이 사람들을 깨어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러시아 내 인권탄압 반대 운동을 펼쳐 온 영국 금융계 인사인 윌리엄 브라우더는 "알렉세이 나발니는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사랑받아왔으며, 살인자에 의해 목숨을 빼앗긴 인물이 됐다"면서 그를 킹 목사에 견줬다.
그는 "이는 고전적인 '선 대(對) 악'의 이야기다.
이런 유형의 상징과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하찮은 옥신각신을 훨씬 뛰어넘는 반향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2012∼2014년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지낸 러시아 전문가 마이클 맥폴은 나발니를 만델라 전 대통령에 비유하며 자신이 직접 지켜본 뮌헨안보회의 현장에서 그의 사망에 따른 충격이 뚜렷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맥폴 전 대사는 "내가 미 의원들, 전직 미국·유럽 관리들과 접한 결과 끔찍한 나발니 살해가 푸틴의 잔혹성을 무시하기 훨씬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나발니의 사망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둘러싼 미 의회 내 논란의 분위기를 바꿀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의 사망이 실제로 킹 목사 암살 사건 같은 반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며, 러시아 내의 장기적 영향을 예상하기도 어렵다고 NYT는 지적했다.
그간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인사들이 줄줄이 의문사하거나 혹독한 탄압을 받은 가운데 러시아 야권의 지지 기반은 취약해졌으며, 그를 대체할 인물도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맥폴 전 대사는 나발니에 대해 "독특한 카리스마가 있는 야당의 인기 지도자였다"면서 "아마 그의 부인을 빼면 그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을 것이 분명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나발니는 북극권의 혹한이 몰아치는 교도소의 극한 환경에서도 편지로 아내에게 농담을 보내는 여유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 지난 달 재판에 온라인으로 출석, 농담으로 판사가 웃음을 터트리게 만들고 오는 3월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촉구하는 등 꿋꿋한 모습을 보였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이날 전했다.
그는 자신을 반체제 인사라기보다는 미래의 러시아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정치인으로 여겨지기를 선호했으며, 이 때문에 체포될 것을 알면서도 러시아 귀국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2021년 1월 귀국하고 곧바로 체포된 지 이틀 뒤에 자신이 이끄는 '반부패재단'을 통해 푸틴 대통령을 위해 지어진 흑해 연안의 거대 리조트 시설을 무인기(드론)로 촬영한 2시간 분량의 영상을 유튜브로 깜짝 공개, 정권 측에 '한 방'을 날리기도 했다.
나발니는 숨지기 전까지 귀국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푸틴 체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동료 수감자들과 교도관들에게 계속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는 지난 달 교도소에서 보낸 편지에서도 "푸틴주의 국가는 지속할 수 없다"면서 "어느 날 우리가 살펴보면 그는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