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리 노리는 모테기, 존속 결정 '2인자' 아소 지지 얻으려 보조" 분석도
기시다, 국회 심의 차질 우려해 정무관 교체…아베파 정치자금 보고서 정정
'비자금스캔들'에도 日자민당 파벌 2개 남아…차관급 2명은 경질(종합)
일본 집권 자민당이 '비자금 스캔들'을 계기로 이번 사태 온상으로 지목된 파벌에 대한 개혁을 추진했지만 6개 중 4개만 해산하기로 하고 2개는 존속을 결정했다.

3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기존 파벌 6개 중 아소 다로 당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시코카이)와 모테기 도시미쓰 당 간사장이 회장인 '모테기파'(헤이세이연구회) 2개가 '정책집단'으로 남기로 했다.

모테기 간사장은 전날 파벌 소속 의원들이 참가한 모임을 열고 파벌에서 자금 모집과 인사 추천 기능이 없는 정책집단으로 이행할 방침을 확인했다.

그는 "이른바 파벌은 해소하지만, 새로운 정책집단으로 탈피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민당이 비자금 스캔들을 계기로 최근 발표한 정치개혁 중간 정리안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끌었던 기시다파와 제1파벌인 아베파, 니카이파, 모리야마파 등 4개 파벌이 해산을 결정한 것과 대비된다.

모테기파는 소속 의원들의 파벌 탈퇴 여부는 개인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아소 부총재도 이미 자신의 파벌을 정책집단으로 존속시키겠다고 천명했다.

모테기파가 사실상 파벌 해산을 거부했지만, 소속 의원들의 탈퇴가 잇따르면서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테기파에서는 지난 25일 이후 오부치 유코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 세키구치 마사카즈 참의원(상원) 의원 회장 등이 탈퇴 의사를 밝혔다.

전날 모테기파 모임 뒤 후루카와 요시히사 전 법무상도 "모든 파벌은 해산해 새로운 당의 본연의 자세를 생각해야 한다"며 탈퇴를 선언했다.

특히 과거 헤이세이연구회를 이끈 파벌의 상징적 존재인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인 오부치 유코 선대위원장의 탈퇴는 소속 의원에게 파벌 정통성이 훼손되는 의미로 해석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모테기 간사장이 파벌을 즉각 해산하지 못한 것은 두 번째 규모 파벌이었던 아소파 수장인 아소 부총재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에 이어 차기 총리를 노리는 모테기 간사장이 아소 부총재 지지를 얻기 위해 파벌 해산 대신 아소 부총재와 함께 존속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아소 부총재는 기시다 총리가 파벌 해산을 선언한 뒤 "아소파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파벌이 아니라 정치자금 취급 방법"이라며 파벌 유지 방침을 밝혔다.

한편, 아베파 소속 차관급 인사인 고모리 다쿠오 총무성 정무관과 가토 류쇼 국토교통성 정무관은 이날 비자금 문제로 사실상 경질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비자금을 기재하지 않은 사실이 판명된 두 사람을 그대로 둘 경우 국회 심의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판단해 교체를 결정했다.

아베파는 비자금 등이 누락된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를 정정해 이날 총무성에 제출했다.

아베파는 지난 5년간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 '파티'로 확보한 수입 중 기부 형태로 전현직 국회의원 관련 정치단체 95개에 지출한 금액이 6억7천654만엔(약 61억2천만원)이라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