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경신한 브라질 증시…긴축 완화 기대감 '쑥'
브라질 증시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며 신흥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기준금리를 조기에 인하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전일대비 0.74% 하락한 13만1447로 마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날까지 16.18% 올랐다. 작년 12월 말에는 사상 최고치(13만4185)를 기록하기도 했다.

브라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강세다. 브라질 MSCI지수를 따르는 ‘아이셰어즈 MSCI 브라질’(EWZ)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14.31% 올랐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아이셰어즈 MSCI 브라질 스몰캡'(EWZS)도 같은기간 17.79% 올랐다. 국내에 상장된 펀드인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1호'와 '신한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H)'도 각각 15.71%, 13.75% 상승했다.

증시 강세의 배경으로는 선제적 금리인하 조치가 꼽힌다. 지난달 브라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11.75%로 0.50%포인트 낮췄다. 4차례 연속 0.5%포인트씩 인하했다. 주요국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커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부각됐다.

브라질은 물가를 잡기 위해 13.75%의 기준금리를 2022년 8월부터 10개월간 유지했다. 그 결과 12%에 육박했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72%까지 내려왔다. 중앙은행 목표치(1.75~4.75%)에 진입하며 금리인하 여력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증시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보베스파지수가 11%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탈중국'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클라우디오 이리고옌 BoA 세계경제책임자는 "올해 신흥국은 경기 둔화가 예상되지만 브라질, 멕시코, 인도는 계속해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 채권 투자도 유효하다는 평가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현재 기준금리(11.75%)가 최고치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고금리라는 평가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민간 이코노미스트 예상을 정리해 발표한 FOCUS에선 올해 말 예상 기준금리를 9.25%로 제시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