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오틴토 제공
/사진=리오틴토 제공
영국과 중국 기업들이 아프리카 기니에 세계 최대 철 광산을 개발한다. 영국 광산기업 리오 틴토가 1997년 기니의 수도에서 550㎞ 떨어진 시만두 산맥에서 광맥을 발견하고 탐사 면허를 취득한지 27년만이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오틴토와 중국 기업 컨소시엄은 올해 중부 아프리카 동쪽 해안에 자리잡은 기니에서 대형 광산 개발 프로젝트 공사를 시작한다. 리오틴토는 기니 국영기업과, 중국 기업 5곳 등 7개 기업과 컨소시업을 맺고 광산 채굴 시설과 철광석 수송을 위한 철도, 항만 등 인프라를 공사를 시작한다. 공사엔 약 200억달러(약 26조3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리오 틴토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중국려업(chinalco)와 함께 심퍼프로젝트로 알려진 대형 철광석 광산을 개발한다. 세계 최대 철강 업체인 중국 바오우그룹은 싱가포르 위닝인터네셔널과 손잡고 WCS 프로젝트로 알려진 두 번째 광산을 건설한다. 동시에 552㎞ 길이의 철도와 대서양 연안의 항구 개발도 착수한다. 볼드 바타르 리오틴토 사업부문장은 FT와 인터뷰에서 "이 정도 규모와 규모의 프로젝트는 전례가 없다"고 "시만두의 철광석은 '철광석계의 캐비어'"라고 설명했다.

철도가 지날 경로에선 토목 공사가 시작됐고,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들의 투자를 승인하면 곧바로 광산 건설에 착수한다. 이르면 2025년 첫 번째 철광석을 선적할 예정이며, 2028년까지 연간 6000만t까지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해상 수출 철광석 시장의 약 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만두의 철광석은 평균 철분 함량이 65% 이상이다. 탄소배출이 적은 직접 환원철 공정에 적합하다. 일반적인 고로 방식 제철 공정은 탄소 집약적이어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만두 광산 착공까지 리오틴토는 27년 간 우여곡절을 겪었다. 기니에선 두 번의 쿠데타가 일어났고 세 번의 대통령 선거가 이뤄졌다. 리오틴토에선 6명의 최고경영자(CEO)가 바뀌었고, 면허의 절반을 잃었다. 다수의 경쟁사와 소송을 벌였고, 부패 혐의로 미국 정부에 벌금을 물기도 했다. 7년 전 결국 리오틴토는 사업 지분을 최대 13억 달러에 중국 기업에게 넘기고 이 프로젝트에서 철수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거래 승인 거부로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