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Now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사업 전시회 H2 MEET 2023에 참가한 포스코그룹 부스 전경. 사진=포스코그룹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사업 전시회 H2 MEET 2023에 참가한 포스코그룹 부스 전경. 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홀딩스가 ‘2023 ESG 경영 혁신대상’에서 민간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 밖에 SK이노베이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자동차, 이마트, KB금융, 삼성전자, CJ ENM 등 8개 기업이 각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DGB금융지주는 금융 부문 우수상에 올랐다.

한국경제신문사와 연세대 동반경영연구센터, IBS컨설팅이 국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한 결과다. 기업별 특징을 감안, 산업별·유형별 지표와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해 시상한 것이 특징이다. 환경 이슈가 중요한 제조업 등은 E 관련 지표를 모두 활용하고, 탄소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금융업 등에선 일부 지표를 빼고 다른 문항에 가중치를 늘려 신뢰도를 높였다. 등급은 S, A, B, C, D 등 5단계로 나뉜다.

포스코홀딩스 등 10개 기업, ESG 경영 혁신대상 수상

포스코홀딩스는 환경(E)에서 B, 사회(S)와 지배구조(G) 부문에서 S를 받아 종합 S 등급을 획득했다. 이 회사는 사회 부문에서 장애인 의무 고용 확대, 직원 만족도 제고, 공급망 리스크 관리, 사회 공헌 노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윤리경영에 공들인다는 점에서 호평을 얻었다. 환경 부문에서는 친환경 이동 수단을 확보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며 환경 혁신 활동을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협력사 2254개 기업과 성과 공유제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에 총 7326억원의 성과 보상금을 전달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그룹 ESG 협의회에서 탄소, 안전과 함께 생물다양성을 3대 핵심 ESG 이슈로 선정하며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바다와 맞닿은 곳에 포스코 제철소가 운영된다는 점을 감안해 바다숲 조성과 해양폐기물 수거 등 해양생태계 보전에 힘쓰고 있다. 또 포스코는 어촌마을 곳곳에 무단 방치돼 자연경관을 해치고 악취와 식수 오염을 유발하던 폐패각(굴 껍데기)을 제철 부원료로 재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나서는 기업들

에너지 부문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공정효율을 개선하고 저탄소 연료로 전환하는 등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2022년 ‘내부 탄소가격’ 제도를 도입했다. 신규 사업을 시행할 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탄소를 계산하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해 ‘비용’으로 반영하는 제도다. 탄소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 투자라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간주한다. ESG 관점에서 신규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복안이다. 이사회 평균 참석률이 98%에 달하는 점도 돋보였다.

소재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35년까지 전 세계 사업장에서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감축한다는 목표다. 회사는 단계별로 2025년에는 글로벌 사업장에서 쓰는 전력의 60%를 재생에너지로 이용한다. 2030년에는 RE100(재생에너지 100%)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 연구개발비의 42%인 149억원을 친환경 연구개발에 집행했다. 올해는 50% 이상을 친환경 연구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질소산화물 등 유해 물질을 줄인 점 등을 인정받아 산업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내년까지 총 54억원을 투자해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또 폐기물 소각·매립 규모를 줄이는 대신 재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폐기물 재활용률은 91.6%에 달한다. 전체 원재료 중 37%를 제강 공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랩 등 재활용 원자재로 쓰고 있다. 또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이 절반을 넘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자유 소비재 부문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탄소중립 노력, 환경경영 시스템 구축 등이 긍정적이었다. 체코 공장 전력은 100% 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등 글로벌 공장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도 공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며 탄소중립 시대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2·3차 협력사의 수익성 유지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꾸리는 등 동반성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환경보호, 이사회 투명성도 중요

종합 평가 S를 받은 이마트는 친환경 설비 개선, 바다 쓰레기 수거 등 친환경 경영 실천 노력을 인정받아 필수소비재 섹터에서 최우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마라도와 인근 해양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과 홍보 활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는 중소기업의 ESG 경영 활성화를 위해 친환경 경영도 지원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친환경 상품 유통을 확대하기 위해 인증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KB금융이 최우수상에, DGB금융지주가 우수상에 뽑혔다. 두 기업 모두 기후 관련 재무정보공개, 환경 혁신 노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았다. KB금융은 꿀벌의 생태계 회복을 위한 밀원 숲 조성과 도시 양봉을 진행하는 ‘K-Be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책을 접하기 어려운 문화 소외 지역에서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KB 작은 도서관’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DGB금융지주는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한 과학 기반 감축목표(SBTi)를 수립하고 지역 생태하천 습지 보전, 양봉 농가 지원 등 친환경 캠페인 활동도 펼치고 있다.

정보기술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선정됐다. 글로벌 인권 규범을 준수하고 이사회 운영 투명성을 확보한 점이 우수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평가다. 지난해 글로벌 4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준법 및 인권교육을 실시했다. 이주 근로자 채용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사내 인권교육의 지난해 수료율은 96.6%에 달했다. 협력사의 ESG 경영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협력사 대상 ESG 교육 체계를 수립하고, 2·3차 협력사 등까지 교육 범위를 늘리고 있다. 또 사외이사에 성별, 국적을 한정하지 않고 각 분야 전문가를 선임해 이사회 투명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커뮤니케이션서비스에서는 CJ ENM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여성 관리직 비율이 38%이며, 유연 근무제를 운용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CJ ENM은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다양한 콘텐츠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고 있다. 또 지난해 인권 영향 평가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드라마와 예능 등 3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권 실사를 통해 인권 교육 노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김형규 한국경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