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강제동원 피해자 故 최병연씨의 아들 최금수씨 인터뷰
日강제동원 피해자유족 "생후50일만에 떠난 父, 고향 모셔 기뻐"
"아버지가 고향 산천을 다시 볼 수 있게 된다니 매우 기쁘고,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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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최병연 씨의 아들 최금수(81) 씨는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유해가 80년 만에 국내로 봉환되는 것에 대해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고인은 1943년 태평양전쟁 때 현 키리바시공화국의 수도인 타라와섬에서 벌어진 '타라와 전투'로 희생당했다.

정부는 당시 전투 때 목숨을 잃은 약 1천 명의 유해를 한국 유족들의 유전자(DNA)와 대조하며 일일이 확인 작업을 했고, 2019년 '타라와 46번'의 유해가 최병연 씨라는 것을 확인했다.

아들 최씨는 "4, 5년 전에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자 유족들에게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해 혈액을 채취한다는 내용의 엽서를 보냈다"며 "그렇게 채취한 혈액으로 아버지의 신원이 확인돼 고국으로 오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지 50일 만에 전쟁터로 떠나셔서 사진 하나만으로 그리움을 달래곤 했다"며 "그 사진조차 이젠 너무 오래돼 없어졌는데 아버지의 유해라도 만나볼 수 있게 돼 자식으로서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원이 확인된 후부터 유해 봉환을 추진해왔으나 코로나19 등 때문에 키리바시공화국이 봉쇄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고인은 4년 만에야 고국으로 올 수 있게 됐다.

최씨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면서 행정안전부와 계속 연락해왔다"며 "정부 관계자분들이 전남 영광까지 내려와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전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아버지 유해를 직접 모시러 가고 싶었는데 나이가 너무 많아 조카가 대신 갔다"며 "4일 열릴 추도식은 우리 5남매와 조카들이 모두 모여 아버지를 기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유해 봉환은 우리 정부가 관련국과 협의해 직접 태평양지역에 있는 강제동원 피해자를 확인하고 봉환한 첫 사례다.

최씨는 "다른 강제동원 유족들도 모두 유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며 "그분들도 기다려온 만큼 모두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