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개국 연결 정보분석플랫폼 가동…"마약·사이버범죄 직접 공조"
경찰, 유로폴과 초국경 중대범죄 핫라인…수사정보 신속교환
한국과 유럽 경찰 간 수사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핫라인'이 구축됐다.

최근 범죄의 지능화·고도화로 국경을 넘나드는 사건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마약 밀매, 사이버범죄 등 초국경 범죄와 관련한 수사 역량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의 정보분석플랫폼(SIENA·Secure Information Exchange Network Application)과 통신망 연결 작업을 완료하고 지난 13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SIENA는 강력한 보안 기능을 갖춘 보안통신선을 활용해 유로폴 가입국 간 직접 공조로 수사 정보를 분석·교환하는 플랫폼이다.

운영상 보안이 중요하기에 유로폴 직원들이 직접 경찰청으로 와 2박 3일간 장비 설치와 보안성 검사 등의 작업을 했다.

SIENA를 이용하면 27개 EU 회원국 및 24개 약정체결국 총 51개국뿐 아니라 협력 관계에 있는 국제기구와 수사 공조가 가능하다.

교환하는 정보는 사이버범죄, 마약 밀매, 범죄자금 조달·세탁, 조세포탈, 불법화기, 환경 범죄 등 국제 공조가 필요한 중대범죄를 대상으로 한다.

가입자 정보와 IP 기록 관련 수사 정보, 범죄 동향과 수법, 수사 기법 등의 내용을 주고받는다.

연간 약 150만개의 메시지가 SIENA를 통해 교환되고 있다.

실제 SIENA를 가동한 지난 한 주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많아진 사제폭탄 제조 현황과 가상자산 범죄 최신 동향 등의 정보가 경찰청에 전달됐다.

경찰청은 주요 활용 부서와 수사 사례를 분석한 후 미비점을 보완해 내년부터 SIENA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전체 수사 부서에서 현재 운영하는 '사이버국제공조 포털 시스템'을 통해 경찰청에 공조를 의뢰하면, 경찰청이 통신망을 활용해 SIENA에 공조 요청을 하고 필요한 자료를 회신받아 수사관에게 전달하는 구조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폴 등 기존 법집행기관보다 더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공조 수사를 할 수 있는 유로폴과 직접 공조 채널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유로폴이 특화된 마약범죄뿐 아니라 사이버 성 착취, 테러 등 초국경 범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유로폴 본부에서 대면 공조 활동을 할 수사협력관 파견도 추진한다.

관련 예산이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돼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로폴에서 한국의 사이버수사 노하우 등을 목적으로 수사협력관 파견 요청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인력 파견이 이뤄지면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 국가가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