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채권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채권은 정부와 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차용증서다. 통상 채권 가격과 시장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수록 채권 가격은 낮아진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떨어졌을 때 채권을 매수하면 추후 가격이 오를 때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채권을 담고 있는 펀드 등을 통해 단기간에 이자를 받는 방법도 있다.
고금리 당분간 이어진다는데…싼값으로 채권 투자해 볼까

ETF 가입해 간편 투자

금융회사가 판매하는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가 대표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국채와 장기채, 단기채 등 다양한 종류의 채권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상품이다. 주식처럼 사고파는 게 가능해 소액 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정부가 발행한 국채나 신용등급 ‘A-’ 이상 우량 회사채로 구성된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다. 시중 채권형 ETF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상품으로는 KB자산운용의 ‘KB STAR KIS 국고채 30년 인헨스드’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국고채 30년 액티브’ 등이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두 상품의 수익률은 각각 연 7.95%와 연 6.06%다.

만기가 2~5년 수준으로 짧은 단기채와 10년 이상으로 긴 장기채 중 선택할 수도 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물가 변동 등 위험 부담이 높아져 가격 변동성이 커진다. 단기간에 고금리 효과를 보고 싶다면 단기채 위주로 담긴 ETF를 선택해 이자를 받아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최근 출시된 ETF 중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초단기채권 액티브 ETF’가 단기채 상품으로 분류된다. 운용사는 연 4.4%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금리 하락 시 발생하는 자본 차익을 염두에 두고 장기채 비중을 늘린 신규 상품도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7일 30년 만기로 발행한 국고채에 투자하는 ‘히어로즈 국고채 30년 액티브 ETF’를 출시했다. 만기 10년 이상의 초장기채를 선택하면 만기가 짧은 ETF보다 금리 하락 시 기대할 수 있는 차익이 크다. ETF 가입 시 추후 채권을 팔 때 생기는 매매차익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붙는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신정섭 신한은행 PWM 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은 “세액공제가 가능한 퇴직연금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가입해 세금 부담을 보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절세 원하면 직접 매수도

소득세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채권을 직접 매수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직접 매수한 채권의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 원리금 손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ETF 등 금융상품과 달리 직접 매수한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을 돌려준다는 장점이 있다.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가격으로 팔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채권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하거나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상품 등에 가입해 직접 매수할 수 있다. 이승희 국민은행 WM투자솔루션부 수석차장은 “초보 투자자라면 안정성이 높은 국내 국채 투자를 권한다”며 “투자 성향에 따라 장·단기 채권 비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