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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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기 양평군 강상면을 종점으로 추진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노선’(변경안)이 문재인 정부 시절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양서면 종점의 ‘예타노선’(원안)보다 더 경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0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혹을 제기해온 야당에 제3의 전문가 검증을 받자고 제안했다. 지난 7월 대안노선 종점인 강상면 일대에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가중되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백지화를 선언해 고속도로 사업은 잠정 중단됐다. 이달 국정 감사를 거쳐 사업 재개의 발판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예타안보다 대안노선이 더 경제적”

"양평고속도로 변경안, 원안보다 경제성 14% 높다"
국토부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비용-편익(B/C) 분석’ 결과 강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대안노선의 B/C값이 0.83으로, 예타노선(0.73)에 비해 13.7% 높았다고 5일 밝혔다. B/C값은 사업으로 발생하는 편익을 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경제성을 평가할 때 사용된다.

국토부는 두 노선을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하기 위해 서울 쪽 시작 지점은 대안노선의 수도권제1순환선에 연결되도록 설정했다. 종점 구간을 양평군 양서면으로 연결되는 예타노선과 강상면으로 이어지는 대안노선으로 구분했다. 분석은 타당성 조사 설계업체인 경동엔지니어링 등이 진행했다.

대안노선은 예타노선에 비해 비용은 소폭 더 들지만, 편익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비용인 사업비는 대안노선이 2조1098억원으로, 예타노선(2조498억원)보다 600억원(2.9%)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교통량은 대안노선이 하루 3만3113대로, 예타노선(2만7035대)보다 6078대(22.5%) 더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비와 개통 후 30년 유지관리비를 합한 ‘비용’은 양서면 종점 때 1조4644억원, 강상면 종점 때 1조5165억원으로 521억원(3.6%) 차이 났다. 통행시간·차량운행비용·교통사고비용·환경비용 절감과 통행시간 신뢰성 향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편익’은 현재가치로 환산했을 때 예타노선은 1조688억원, 대안노선은 1조2541억원으로, 대안노선이 1853억원(17.3%) 더 컸다. 이용욱 국토부 도로국장은 “원래 B/C 분석은 타당성 조사 완료 단계에 시행하지만, 국회에서 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사전적으로 실시했다”며 “논란이 계속되면 사업이 다시 중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재개될까…착공까지 최소 4년

국토부는 다음주 국감을 앞두고 이번에 도출한 경제성 분석 결과를 제3의 전문가에게 검증하도록 국회에 요청했다. 이번 분석 결과가 객관성을 확보해 대안노선이 더 합리적이라는 점이 입증되면 야당이 특혜 의혹 공세를 계속할 명분이 약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야당은 경제성 평가와 별개로 예타노선이 대안노선으로 변경되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점을 여전히 지적하고 있다. 또 국토부가 편익을 분석하는 과정에 대해 더욱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문이 해소된 게 아니라 오히려 가중되는 발표였다”고 비판했다.

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전략환경평가를 하기 위해 두 노선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려던 과정에서 중단됐다. 논란이 불식돼도 고속도로 착공까지는 4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국토부는 사업이 재개될 경우 중단된 전략환경평가를 거쳐 다시 타당성 조사를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이후 기본설계 1년6개월과 실시설계 2년 등을 거치면 착공은 일러야 2027년 말에 가능하다. 윤석열 정부 임기 내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첫 삽조차 뜨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소현/서기열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