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원자재 업체 글렌코어가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의 니켈 채굴을 중단한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니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막대한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인도네시아산 니켈이 시장에 과잉 공급되면서 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글렌코어는 뉴칼레도니아의 코암니보 니켈 광산에 대한 운영자금 지원을 내년 2월부로 중단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글렌코어는 지금까지 코암니보 광산에 90억달러(약 12조원)가량을 투자했다. 하지만 회사는 코암니보 광산에서 지난해까지 2년 연속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적자를 내며 고전했다. 글렌코어는 “세계 니켈 시장에서 통제 불가능한 요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산 니켈의 공급 과잉을 뜻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1위 니켈 생산국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지난해에만 세계 니켈 공급량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60만t을 생산했다. 인도네시아산 니켈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t당 2만5000달러에 달했던 니켈 가격은 올초 이후 약 40% 하락한 t당 1만8500달러로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렌코어의 결정은 인도네시아산 니켈의 과잉 공급이 다른 국가의 니켈 생산 프로젝트를 위협하는 현실을 보여준다”며 “중국 기업이 공급망 대부분을 통제하는 인도네시아산 니켈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는 7월 보고서를 내고 “뉴칼레도니아가 2030년까지 프랑스 배터리 공장에 필요한 니켈의 85%를 공급할 수 있다”며 “뉴칼레도니아는 유럽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글렌코어(코암니보 광산), 트라피구라(고로 광산) 등 뉴칼레도니아 역내에서 사업 중인 3개 기업 모두 비용 부담 등의 문제로 채굴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고 당시 프랑스 정부는 덧붙였다. 지난해 3개 기업의 뉴칼레도니아산 니켈 생산량은 약 9만t이었다. 유럽연합(EU)은 전기차 배터리용 필수 광물인 니켈을 ‘전략 원자재’로 지정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