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한국 순교자들, 어려운 시기 위로주는 영웅적 모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어려운 시기에 위로를 주는 영웅적인 모범 사례로 한국의 순교자들을 꼽았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례한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전 세계 신자들에게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한국의 순교자들은 도전적인 선택을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지원의 원천이자 어려운 시기에 위로를 줄 수 있는 영웅적인 모범"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가톨릭교회가 순교자들을 기리기 시작한 것은 1926년부터다.

이전 해인 1925년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 등 기해박해(1839년), 병오박해(1846년) 순교자 79위가 시복(복자로 선포)된 것이 계기였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당시 시복된 복자 중 가장 많은 수가 순교한 9월 26일을 '한국 순교 복자 대축일'로 정하고 매년 기념했다.

이어 1984년 방한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김대건 신부를 포함한 순교복자 103위가 시성(성인으로 선포)된 것을 계기로 한국 순교복자 대축일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로 바꿔 불리게 됐다.

날짜도 9월 26일에서 9월 20일로 옮겨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의 순교자들을 높이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황은 지난 5월 24일 수요 일반알현에서 전 세계 신자들 앞에서 김대건 신부를 언급하며 "한국 순교자들처럼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자"고 말했다.

수요 일반알현은 바티칸에서 교황이 주례하는 대표적인 대중 행사다.

지난 16일에는 김대건 신부 성상이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설치된 것을 기념해 바티칸에서 기념 미사 및 축복식이 거행됐다.

교황은 당시 축복식을 맞아 바티칸을 찾은 한국 가톨릭교회 대표단과 만나 "저마다 삶의 자리에서 '평화의 사도'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그러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언제나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라는 꿈을 우리 함께 김대건 성인에게 맡기자"라고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