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박사 이수찬의 관절건강 이야기] 관절염 치료도 진화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오래 쓰다 보면 연골이 닳고 손상돼 통증이 생기고,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질병이다. 통증의 상당 부분은 연골이 닳고 손상되면서 생기는데 안타깝게도 한번 닳아 없어진 연골은 재생이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연골을 재생시키고 통증을 줄여줄 수 있을까? 꽤 오래전부터 의사와 과학자들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골을 재생시키는 연구를 해왔고, 줄기세포로 연골을 일부 재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는 배아 줄기세포, 태반 줄기세포, 자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등이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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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새로 선보인 ‘자가 골수줄기세포 주사’는 다르다. 이 치료법은 골반 뼈에서 피를 뽑아 원심 분리한 뒤 농축된 골수 줄기세포를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는 것으로, 이미 권위 있는 학술지에 게재된 수많은 논문에서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됐다. 보건복지부도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해 7월 11일자로 관절염 환자에게 치료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임상 논문에 따르면 치료 후 1년이 지난 뒤 연골 두께가 더 두꺼워지고, 연골 성질이 좋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계단 오르내리기가 편해지고, 걸음걸이도 좋아지고,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것이 임상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임상 실험 결과 부작용도 거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주사를 놓은 부위에 일시적인 발적이나 부종 등 아주 경미한 부작용은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아직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골수줄기세포 치료가 복지부로부터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만 2012년 당시에는 15세 이상부터 50세 이하 외상으로 인한 연골결손 환자(ICRS 3~4등급), 연골손상의 크기 2~10㎠ 이내로 치료 방법은 관절경에 한했다. 하지만 이번에 모든 연령대의 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ICRS 3~4등급, KL 2~3등급)에게 주사 치료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만큼 치료 대상, 적응증, 시술 방법이 더욱 확대됐다. ICRS 3~4등급이면 연골이 최소한 50% 이상 손상된 상태로 약물 치료만으로 효과를 보기 힘들고 통증이 심한 상태이며, KL 2~3등급은 관절 뼈 사이의 간격이 확실히 좁아지고 골극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즉 중기 관절염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는 관절염 치료법 중 복지부가 유일하게 승인한 자가줄기세포 치료법이다. 골수줄기세포 주사 치료가 인공관절수술의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 중기 관절염의 진행을 최대한 늦춰 환자에 따라서는 인공관절수술도 막을 수 있는 진일보한 치료법이라 생각한다. 줄기세포 치료가 이만큼 진화한 것을 보니 언젠가는 퇴행성 관절염을 정복할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보게 된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