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현장에서 발생한 진동이 지진에 맞먹는다는 감지 결과가 나왔다.

BBC, CNN 등 외신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스위프트의 콘서트가 진도 2.3 규모의 지진에 맞먹는 진동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스위프트는 지난 22일과 23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루먼필드 경기장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1회 공연당 관객 규모는 7만2000명 정도로 알려졌다. 스위프트가 공연을 하는 동안 인근 관측소 지진계에서 규모 2.3에 해당하는 진동이 감지됐다.

재키 카플란-아워바흐 웨스트워싱턴대 지질학 교수는 "이틀간 열린 두차례 공연에서 모두 같은 패턴의 신호와 데이터가 감지됐다"며 "(두 데이터를) 겹쳐 놓으면 거의 동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동은 팬들의 함성과 움직임, 공연장 사운드 시스템 등으로 발생했다고 관측했다.

일명 '스위프트 지진'으로 불리는 이번 진동은 2011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시애틀 시호크스 경기 도중 관측된 이른바 '비스트 지진'보다 강하다는 게 지진학자들의 분석이다. 당시 '비스트(괴물) 모드'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선수 마숀 린치가 터치다운에 성공하자 관중들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는데, 당시 지진계에 규모 2.0 진동이 감지된 것.

카플란-아워바흐 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NFL 경기와 스위프트 콘서트의 진동 규모 차이는 0.3에 불과하지만, 흔들림은 2배 이상 강했다"며 "체감 진동은 2배 이상이다"고 말했다.

스위프트는 지난 3월부터 오는 8월 9일까지 미국에서만 총 52회 투어를 진행한다. 시애틀 공연 이후 스위프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시애틀에서 최고의 주말을 보냈다"며 "환호하고, 비명을 지르고, 뛰고, 춤추고, 목청껏 노래했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스위프트가 시애틀에서 콘서트를 연 건 5년 만이다. 이 시대 최고의 팝가수로 불리는 스위프트는 엔데믹 이후 20여 개 미국 도시에서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스위프트 공연 덕분에 인근 호텔, 음식점 등의 수요가 코로나19 확산 전 수준까지 회복되면서 '스위프트노믹스'라는 말까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위프트가 이번 투어로만 10억달러(약 1조2900억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미국 콘서트 수익 1위는 엘튼 존의 8억8000만달러였는데, 스위프트가 이를 훌쩍 뛰어넘으리라는 것.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스위프트의 경제적 파급력에 주목했다. 연준이 발표한 경제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스위프트 콘서트가 창출한 경제적 가치가 언급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