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전황 전달하고, 군인들 위문 공간으로도 사용
[정전 70년, 피란수도 부산] (17) '뉴쓰영화' 상영된 극장들
피란 수도인 부산에는 대중문화 공간인 극장이 1950년 8월 18일 기준으로 총 12개가 있었다.

22일 부산연구원 자료를 보면 극장이 가장 밀집한 곳은 중구 지역으로 창선동의 문화극장·동아극장, 동광동의 부민관, 충무로의 부산극장, 중앙동의 부산공회당 등 5개가 모여 있었다.

나머지는 동구 초량동 중앙극장, 수정동 은영극장, 범일동 삼일극장, 영도구 남항동 항구극장, 동래구 동래극장, 북구 구포극장, 부산진구 북성극장 등이 있었다.

12개 극장 중에 1947년에 개관한 북성극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졌다.

문화극장, 동아극장, 부민극장, 부산극장 4곳에서는 주로 새로 개봉하는 영화가 상영됐고, 나머지 8곳은 재상영관으로 운영됐다.

당시 극장들은 전시체제 아래 정부의 통제를 받으면서 일부는 사회적 대체 공간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문화극장은 한때 국회의사당이나 미군 전용 위안극장, 부산우편국 국제우편과 건물 등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부민관은 1951년 2월 18일 전시 연합대학 개교식이 열리면서 수업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1953년 국제시장 화재 때는 프랑스 음악영화 '이별의 곡' 상영을 중단하고, 이재민을 위한 긴급 수용 공간으로 제공되기도 했다.

[정전 70년, 피란수도 부산] (17) '뉴쓰영화' 상영된 극장들
극장에서는 전쟁 상황을 영화나 연극공연으로 제작한 일명 '뉴쓰영화'를 상영함으로써 최전선의 전황을 전달하는 데도 일조했다.

한국전쟁 상황을 제작한 기록뉴스 영화가 상영된 것은 1950년 9월 6일 부산극장에서 상영된 '한국전란뉴스'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진다.

같은 날 동아극장은 USIS(미공보원) 제공의 '대한민국 전투뉴쓰'를 상영하기도 했다.

6·25 전쟁 상황을 담은 뉴스영화는 재상영관 등에서 반복 상영됐다.

'전란·전황 뉴스', '세계뉴스', '최신뉴스', '대한뉴스', '자유뉴스', '새뉴스'등 타이틀도 다양했다.

1950년 10월 18일 부산극장에서는 인천상륙작전 전모를 소개한 '대한전란뉴스 421호 422호'가 소개됐고, 1950년 10월 27일에는 서울 입성 소식을 다룬 '최근 전란뉴스 423호'가 상영되기도 했다.

1951년 5월 15일 부민관에서는 '맥아더 장군 뉴욕 환영식', '보스톤마라톤경기대회'등의 내용을 담은 '세계뉴쓰 448호'가 상영됐다는 기록도 있다.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은 "당시 극장에서는 공연 외에도 전시상태에 필요로 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고, 참전군인들을 위한 음악회 등 대민 위안 공간으로도 활용됐다"면서 "전쟁으로 피폐해진 민심이나 군인들의 마음을 녹인 안식처로서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