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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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빠르게 주택시장이 반등하는 중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가격은 7월 2째주 기준으로 8주 연속 상승하며 바닥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가격은 전 고점 대비 87%선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의 핵심주거선호지역의 경우 금리인상 등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으며 고점대비 가격 회복 또한 빨라 시세 상승을 주도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택시장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주택수요자들도 있습니다. 실수요자들이 주도하는 현재의 주택시장의 경기상황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경제성장률은 1%대이며 글로벌 경제회복이 지연되면서 우리의 수출 또한 빨리 회복하지 못하는 중입니다. 특히 생애최초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주택수요자들은 이런 상황에 섣부르게 의사결정을 하지는 못할 겁니다.

여러 부정적인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지 임대부주택’과 같은 상품에 청약경쟁률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상황을 그리 긍정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주택수요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입니다. 정부와 시세차익을 나누는 뉴홈의 나눔형이 흥행하는 이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지역과 단지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실거래가는 20~30% 정도는 하락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더 가격이 떨어질 것인가의 여부입니다.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더 이상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부정적으로 시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습니다. 과거보다 더 오른 금리와 주택가격은 판단을 보류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택시장의 동향보다는 매물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주택시장에 대해 바닥인가 무릎인가의 논란이 있지만 이는 시황에 불과합니다. 매물은 바닥인 것도 있고 무릎인 것도 있습니다. 즉 아직도 더 떨어져야 하는 매물도 있지만 더 이상 떨어지기 힘들만큼 하락한 매물들도 있습니다. 매물의 개별성이 극대화된 상황이라는 말입니다.

어차피 주택의 거래는 일대일 매칭입니다. 주택시장에는 다수의 매수자와 다수의 매도자가 존재하지만 거래가 체결되는 순간에는 하나의 매수자와 하나의 매도자가 있을 따름입니다. 지금은 숲보다는 나무를 봐야 하는 시간입니다. 타이밍보다는 매물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30% 이상이 하락한 진성 급매물을 선택하게 되면 바닥이냐 아니냐의 논란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앞으로 주택시장이 더 하락할 것인가 아닌가에 쓸데없이 신경 쓰지 말고 좋은(가격이 많이 하락한) 매물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나오는 급매물은 매력적입니다. 지난 3년동안 조합설립에서 사업시행인가까지 힘들게 정비사업을 추진해온 사업장의 경우에도 가격이 30% 하락한 곳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냥 30% 하락한 일반 아파트에 비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중요한 고비를 넘긴 이런 사업장들이 30% 하락했다면 거의 50%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통상적으로 조합설립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단계가 가장 어려우며 이 과정을 무사히 넘겼을 경우 적어도 그 정도 수준에서 가격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매물들은 바닥이냐 아니냐의 논란을 벌일 이유가 없습니다.

혼란스러운 주택시장 상황으로 인해 주택수요자들은 그 어느때보다 방향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상승과 터무니없는 주택시장의 규제로 인해 일시적으로 하락한 주거선호지역의 급매물의 경우 내 집 마련에는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시황보다는 희망하는 매물에 집중하기를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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