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군이 도입한 ‘월 1만원 임대주택’ 단지.  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군이 도입한 ‘월 1만원 임대주택’ 단지. 화순군 제공
전라남·북도와 기초자치단체가 지역 소멸 위기를 막기 위해 ‘월세 1만원 아파트’ 공급 등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잇달아 주거비 지원에 나섰다. 싼값의 주택 제공으로 지역 정착을 유도해 청년층 이탈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15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라북도는 민선 8기 공약사업인 ‘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 임대보증금 지원 사업’을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전북에 거주하는 7년 이내 무주택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보증금에 대해 최대 2000만원을 무이자로 융자해 준다. 최초 2년부터 시작해 2자녀 이상 가구는 최장 10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전라북도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주 익산 순창 등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접수한 결과 총 625가구 중 263가구의 접수를 마쳤다. 하반기 추가 접수 등을 통해 연내 625가구에 임대보증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라북도 관계자는 “올해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임대보증금을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청년층까지 주거비 지원을 늘리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남 화순군이 도입한 ‘월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은 지원 경쟁률 10 대 1을 기록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어모았다. 화순군이 지난 4일 입주 희망자 공모를 마감한 결과 50가구 입주에 506명의 희망자가 신청했다.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은 사회 첫발을 내딛는 무주택 청년·신혼부부(18~49세)가 화순에 정착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화순군이 처음 시도한 정책이다.

1만원 임대주택에 청년과 신혼부부가 몰린 이유는 다른 지자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입주 조건 때문이다. 임대보증금(가구별 4600만원)과 리모델링 비용은 지자체가 지원하고 월 임대료 1만원만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해 파격적인 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입주대상자로 선정되면 1년치 임대료 12만원과 예치금 88만원만 입금하면 된다. 최소 2년 계약에 2회 연장이 가능하다.

화순군은 오는 10월에도 50가구를 추가로 선발하는 등 4년간 총사업비 192억원을 들여 4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화순읍의 한 공인중개사는 “5000가구가 넘는 임대주택 중 일부를 군과 건설회사가 합심해 싼값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 주민들도 반기는 분위기”라며 “입주자가 화순에 정착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책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라남도는 ‘전남형 청년주택 사업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자체가 아예 청년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지어 공급하자는 계획이다. 지역 소멸 위기에 맞닥뜨린 지자체가 토지와 건축비를 제공하면 전남개발공사가 임대주택을 짓고 관리 및 임대 보증금을 지원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전남개발공사 관계자는 “기존 임대주택 지원 비용을 새 주택을 짓는 데 사용하자는 계획”이라며 “지자체가 보증하는 임대주택은 최근 벌어진 전세 사기 사태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안·화순·전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